1976년 8월 판문점에서 북한군이 자행한 비극적인 도끼 만행 사건 50주년 추모식이 18일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시 현장 부근에서 엄수됐다.
당시 희생된 미군 아서 보니파스 소령과 마크 배럿 중위의 유족, 스캇 윈터 유엔사 부사령관을 비롯한 한·미 군 관계자 등 130여명은 이날 오전 판문점 공동경비(JSA)대대 내 광개토체육관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배럿 중위의 조카인 스테이시 애덤스 씨는 추모사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모토인 'E pluribus unum'(다수로부터 하나로)라는 라틴어 구절을 언급하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군인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이어 보니파스 중령의 둘째 딸인 메건 디코어 씨는 생존해있다면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인 고인의 가문 4대가 추모식에 함께 하고 있다고 알린 뒤, 선친의 과거 군 생활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고인의 첫째 딸인 베스 보니파스 씨는 고인의 편지를 소개하며 "어른이 된 지금에야 비로소 우리는 아버지의 용기와 인품, 숭고한 희생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니파스 씨는 고인이 순직하기 꼭 1년 전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 "놀라울 정도로 당시 상황과 앞날을 예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고인은 판문점의 북한군이 유엔사 경비병에게 침을 뱉는 등의 행태를 보인다면서 "매우 도발적인 자들" "참으로 고약한 부류" "정말 섬뜩한 곳"이라는 글을 편지에 적었다.
보니파스 씨는 "아버지의 유산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후손들을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고, 그의 이름(Arthur)은 우리 가문의 장손들에게 계속해서 승계되어 왔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스캇 윈터 유엔사 부사령관은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의 추모사를 대신 낭독하며 "반세기가 지나고 세상은 수많은 면에서 변했지만 비무장지대(DMZ)의 근본적인 진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본국 정부로부터 긴급 호출을 받고 추모식에 불참했으며, 이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면담한 사실로 볼 때 한국 측과 한미연합연습 축소를 협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윈터 부사령관은 또 "평화는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그것은 지켜내고, 쟁취해야 하며, 때로는 비극적이게도 피로써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매우 취약한 조건"이라면서 "아서와 마크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고인들을 기렸다.
유족들은 추모식을 마친 뒤 남북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 근처로 이동했다. 이어 고 보니파스 소령의 손자손녀가 추모사를 낭독하고 유엔사 장병들이 헌화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