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친애하는 것으로 알려진 나탈리 하프(35) 백악관 보좌관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지난 16일 조지아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연회장을 짓고, 카타르가 선물한, 방어 능력이 없어 보이는 날아다니는 궁전(대통령 전용기)을 타고 나탈리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백악관은 발끈하며 오소프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전날 SNS에서 "오소프 의원은 정계에서 단연 최고의 한심한 인간이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근면한 사람들을 비하하는 대신, 자신의 영혼 깊숙이 들여다보며 왜 자신이 이 나라를 증오하는 비참한 인간이 됐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프를 둘러싼 공방은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 간 설전으로도 번졌다.
CNN방송의 크리스틴 홈스 기자가 전날 백악관에서 오소프 의원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유명 코미디 캐릭터인 '피위 허먼'에 빗대 오소프 의원을 "피위 허먼 닮은 꼴이다"고 조롱했다.
이후 홈스 기자가 다른 질문들을 이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용히 하라"며 말을 끊거나, "당신은 가짜 기자고, 가짜 뉴스를 보도한다"고 맹공했다.
백악관은 공식 신속대응 SNS에 홈스 기자의 오소프 의원 관련 질문 영상을 올리며 "자신이 몸담고 있다고 주장하는 직업에 있어 수치스럽고 굴욕적인 망신거리다"고 비난했다.
이에 CNN은 성명을 통해 "홈스는 미국 국민을 대신해 어렵지만 적절한 질문을 했을 뿐이다"고 옹호한 뒤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기자를 인신공격하는 것은 공직자의 품격에 맞지 않으며 언론 자유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이 이처럼 맹렬하게 반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프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는 지를 보여준다. 하프는 워싱턴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백악관 내 가장 중요한 참모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하프는 친 트럼프 방송 원아메리카뉴스(OAN) 진행자 등을 거쳐 트럼프 보좌진에 합류한 뒤 이후 각종 뉴스 기사와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수시로 출력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 '인간 프린터'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는 전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 작성에도 관여하는 등 대통령에게 들어가는 정보의 주요 통로 역할을 하며 일종의 '문고리 권력'으로도 평가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위상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갈아타기' 비밀 작전에서도 드러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암살 위협 가능성 때문에 튀르키예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떠나 다른 미군 항공기로 비밀리에 갈아탔는데, 하프는 이때 대통령과 함께 이동한 극소수 참모 중 한 명이었다.
이 작전에서 행정부 장관 서열 1위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2위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아닌, 하프 보좌관과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 월트 노타 국장 등 측근들만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수송기로 옮겨탔다.
뉴욕타임스 기자 매기 하버만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하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애착 담요(comfort blanket)'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고 인디펜던스는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