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내야수 하주석(32)의 예우였을까. 14년 동안 몸담았던 친정팀을 처음으로 상대한 날 멀티 장타를 터뜨렸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한 가운데 팀은 이긴 다소 멋쩍은 상황이 벌어졌다.
하주석은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한화와 원정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23일 우완 이형범과 트레이드로 한화에서 KIA로 이적한 이후 첫 대전 나들이다.
이날 하주석은 2회초 1사 첫 타석에 들어서면서 헬멧을 벗어 대전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14년 동안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예의였다.
하주석은 지난 2012년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아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올해 전반기까지 14년 동안 독수리 군단에서 뛰었고, 지난해 12월 인기 치어리더 김연정 씨와 결혼까지 했던 하주석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팀내 입지가 불안했다. 하주석은 지난해 95경기 타율 2할9푼7리 4홈런 28타점으로 제법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는 지난 5월 8일 이후 1군에서 제외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내야진이 불안했던 KIA가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보였다. 결국 하주석은 호랑이 군단으로 옮겼고, 유격수와 2루수 등 주전 멀티 자원으로 꾸준히 출전했다. 타율 2할5푼6리에 그쳤던 하주석은 이적 뒤 3할 중반대 타율로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도 하주석은 맹타를 선보였다. 대전 팬들에게 인사한 뒤 첫 타석에서 한화 좌완 에이스 왕옌청의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쳐 좌익수 쪽 2루타를 날렸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진 못했다.
아쉬운 장면도 나왔다. 1-1로 맞선 4회초 무사 1, 2루에서 하주석은 희생 번트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뜨면서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KIA로선 다행히 후속 타자들의 분전으로 2점을 추가해 3-1로 달아났다.
하주석은 8회 2사에서도 장타를 터뜨렸다. 좌완 조동욱을 상대로 우익수 쪽으로 타구를 날려 득점권에 안착했다. 다만 후속 김태군의 좌전 안타 때 홈으로 뛰어들다 문현빈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이 됐다.
이날 하주석은 2루타만 2개를 날리는 등 제몫을 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과 상대 호수비에 득점하진 못했고, 번트 실패까지 아내가 지켜본 가운데 어쩌면 실속은 없었던 멋쩍은 경기가 됐다.
다만 KIA는 응집력 있는 타선과 투수진 호투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에이스 크리스 네일이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9승째(5패)를 따냈고, 전상현과 조상우의 홀드에 이어 새 마무리 이의리가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3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3연승을 달리며 4위(57승 48패 2무)를 지켰다. 3위 LG와 1경기, 5위 두산과 0.5경기 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하주석의 이적 뒤 첫 친정 나들이 속에 한화는 4연패에 빠지며 KIA와 격차가 7.5경기, 두산과 7경기 차 6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