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력·걷기 능력으로 심혈관질환 가늠한다…최대 1.9배 위험

65세 이상 2997명 최대 9년 이상 장기 추적
근력·신체기능 모두 떨어지면 사망 위험도 1.45배
근감소증 없다가 생긴 경우 사망 위험 1.67배

연합뉴스

노년기의 악력과 걷기 능력으로 향후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악력과 신체기능이 모두 떨어진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약 1.9배 높았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65세 이상 노인 2997명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근력과 신체기능 저하가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근육량뿐 아니라 악력과 걷기 등 실제 근육의 기능도 향후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력과 근육량,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낙상과 골절, 신체장애뿐 아니라 입원과 사망 위험 증가와도 관련돼 있다.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7.9%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으며, 80세 이상에서는 20%로 높아진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2997명의 악력과 신체기능을 측정한 뒤 건강보험 진료 기록과 통계청 사망자료를 연계해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 여부를 추적했다. 심혈관질환 발생은 평균적인 추적기간을 나타내는 중앙값 기준 9.5년, 사망은 9.6년 동안 추적했다.
 
연구 개요 및 주요 결과. 질병관리청 제공

근력은 악력으로 측정했다. 남성은 악력이 28㎏ 미만, 여성은 18㎏ 미만이면 근력이 낮은 것으로 봤다. 신체기능은 의자에서 일어나 3m를 걸어갔다가 돌아와 다시 앉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측정했다. 12초 이상 걸리면 신체기능이 낮은 것으로 분류했다.
 
악력이나 신체기능 가운데 하나만 떨어진 경우는 '근감소증 가능 단계', 두 가지가 모두 떨어진 경우는 '기능성 근감소증'으로 구분했다.
 
연구 시작 당시 전체의 70%는 근감소증이 없었고 23%는 근감소증 가능 단계, 7%는 기능성 근감소증에 해당했다. 장기간 추적한 결과 악력과 신체기능이 모두 떨어진 기능성 근감소증 노인은 근감소증이 없는 노인보다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1.92배 높았다. 사망 위험도 1.45배 높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근감소증이 생기거나 계속되는지도 심혈관질환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 연구팀이 약 4년 뒤까지 검사를 받은 1990명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처음에는 근감소증이 없었지만 이후 새롭게 근감소증이 생긴 노인은 계속 정상 상태를 유지한 노인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1.56배, 사망 위험은 1.67배 높았다.
 
근감소증이 계속된 노인도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이 각각 약 1.65배 높았다. 반면 근감소증이 있다가 개선된 경우에는 심혈관질환이나 사망 위험과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개선된 사람의 수가 적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진은 노년기에 근육량뿐 아니라 손에 쥐는 힘이나 걷고 이동하는 능력이 떨어지는지 꾸준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평소 걷기 등 신체활동과 함께 근력운동과 균형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고, 악력 저하나 보행 및 이동기능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건강한 신체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달 16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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