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보상금에 찢긴 부산영락교회…'한 지붕 두 예배' 비극까지

원로목사-당회-교회 정상화를 바라는 성도 3파전 갈등 폭발
법적 공방에 교단 탈퇴·무효 맞불까지 '점입가경'

지난 16일, 조명이 꺼진 예배당에서 원로목사측과 당회측이 각각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부산영락교회성도 제공

200억 원대의 보상금 문제를 계기로 불거진 부산영락교회 사태가 원로목사 측(예장백석총회·부산노회), 당회 측, 그리고 교회 정상화를 바라는 성도 측 등 3개 파벌로 갈라지며 소송과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는 극심한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한때 부산 지역 최대 교세를 자랑했던 부산영락교회가 주일예배 참석 인원이 1천 명 안팎으로 급감한 데 이어 급기야 지난 주일예배마저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조명 꺼진 성전에서 '맞불 예배'…아수라장 된 주일 현장

지난 16일, 부산영락교회 본당에서는 한국 교회 역사상 보기 드문 파행이 연출됐다. 원로목사 측과 당회 측이 한 공간에서 서로를 마주 본 채 동시에 주일예배를 드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강대상을 선점한 윤성진 원로목사 측이 본당 정면에서 설교를 시작하자 강대상에서 밀려난 당회 측은 강대상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맞불 예배를 진행했다.
 
설상가상으로 방송실을 점령한 당회 측이 음향과 조명 장비 사용을 차단하자 원로목사 측은 조명이 꺼진 어두운 예배당에서 간이 스피커를 동원해 설교를 이어갔다.
 
소음과 혼란 속에 정상적인 예배가 불가능해지자 충격을 받은 성도들이 예배 도중 집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A 성도는 "교회가 수차례 분규를 겪었지만 이런 모습은 생전 처음 본다"면서 "너무 실망스러운 광경에 신앙마저 흔들릴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보상금·청빙 문제로 시작된 3분열의 서막

이번 분열의 뿌리는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21일, 실시된 '장로 재신임' 투표에서 장로 4명이 면직되면서 교회의 순수한 회복을 촉구하는 '교회 정상화를 바라는 성도 측'과 윤성진 원로목사를 지지하는 장로 4인 및 원로목사 중심의 '원로목사 측'으로 1차 분열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후 후임 목사 청빙과 교회 운영 주도권을 둘러싸고 남은 장로 4인(당회 측)과 원로목사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사태는 현재의 3파전 양상으로 확대됐다.
 
지각변동의 결정적 계기는 지난 4월 30일, 당회 모임이었다. 당시 당회 장로 4명이 후임 목사 청빙 절차를 서둘렀으나 원로목사 측이 이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원로목사는 당시 "우리 교회를 팔고 부전교회를 매입하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목사를 청빙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총회의 '사고교회 지정'과 당회 측의 '전격 교단 탈퇴'

당회측과 별도로 발행된 원로목사측 주보. 부산영락교회 성도 제공

갈등이 폭발한 건 교단 총회의 개입 이후다. 예장백석총회(총회장 김동기 목사)는 지난 6월 11일, 부산영락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사고교회 지정'을 통보하고, 총회 수습전권위원회를 파송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당회 측은 "총회의 사고교회 지정 배후에 윤 원로목사가 있다"고 반발했다. 수습전권위가 들어서면 후임 목사 청빙은 물론 교회의 행정과 자치권마저 박탈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결국 당회 측은 지난 12일 저녁, 양산성전에서 전격적으로 공동의회를 개최해 ▲사고교회 지정 반대 ▲소속 교단 탈퇴의 건을 가결 처리했다.
 
당회 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장 참석 145명, 서면 위임 413명 등 총 558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550표(무효 8표)로 교단 탈퇴를 통과시켰다. 대법원 판례상 요구되는 의결권 교인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372표)을 넘겼다는 것이 당회 측의 주장이다.
 
당회 측 관계자는 "이번 결의는 교회의 주권과 성도의 신앙 양심을 지키기 위한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다"면서 "모든 과정을 평화롭고 질서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총회 "양산 모임은 원천 무효"… 법적·사법적 판단이 분수령

그러나 예장백석총회 측은 당회 측의 교단 탈퇴 결의를 '원천 무효'로 규정하고 강력한 권징 재판을 예고했다.
 
총회 측은 소집권이 없는 장로들이 회의를 소집한 점과 직무 정지 상태의 당회원들이 회의를 주재한 점, 당일 오후 장소를 기습 변경해 교인들의 출석·의결권을 침해한 점 등을 들어 당회 측 결의가 무효라고 맞섰다. 교단 헌법상 소집권은 총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본당에서는 김봉수 임시당회장의 주재로 긴급제직회가 열려 250명의 교인이 참석한 가운데 양산 공동의회의 불법성과 안건 무효를 가결하며 총회에 힘을 실었다.
 
총회 관계자는 "사고교회 지정 시 재산을 빼앗긴다는 당회 측 주장은 거짓이다"면서 "교회 정관상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은 재산 처분 권한이 없고, 분쟁으로 인한 교회 분립 및 재산 분할도 불가능하다. 결국 이번 분쟁의 본질은 당회 장악과 재산권에 있다"고 비판했다.
 
200억 원대 보상금을 둘러싼 이권과 주도권 싸움이 진흙탕 법정 공방으로 번진 가운데 향후 법원의 가처분 판결과 경찰 조사 결과가 교회의 미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서 정작 사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무엇이 진정 교회를 위하는 길인지 성찰하는 각 편의 결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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