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차량을 받은 전 도청 공무원이 2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19일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재판장 송오섭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제주도청 4급 공무원 50대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과 벌금 4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유지됐다.
A씨는 2020년 정보통신시스템 유지 관리 등 여러 관급공사를 맡은 모 업체 대표 B씨로부터 4000만 원 상당의 승용차량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 3000만 원 상당의 SUV차량을 받은 혐의다.
수사 결과 A씨는 B씨로부터 받은 차량 2대를 각각 자신과 아내 명의로 등록해 사용했다.
A씨는 또 지난해 4월 B씨에게 텔레그램으로 "500만 원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해 현금 5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그는 이 돈으로 임플란트 시술 등 치과진료 비용으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에게 차량을 받은 대신 2천만 원 상당의 중고차를 넘겼다. 차액 등은 빌린 것"이라며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 아닌 지인 간의 흔한 돈 거래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올해 5월 1심은 관련 증거를 고려해 A씨가 받은 금품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피고인이 돈을 빌린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2심도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처럼 B씨에게 금원을 빌린 것으로 볼 수 없다. 직무와 관련해서 뇌물을 받은 점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B씨는 2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한편 올해 5월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직후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A씨에 대한 징계를 제주도에 요구했다. 이후 올해 7월 1일 제주도 인사위원회는 A씨에 대해 중징계인 해임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