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민에게 명절 선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성현 충남 논산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2부(안민영 부장판사)는 1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백 시장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백 시장은 지난 2024년 2월과 9월 등 재임 기간 선거구민 40여 명에게 모두 130만 원 상당의 명절 선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백 시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행위에 고의성이나 목적이 없었고 직원에게 관련 내용을 지시하거나 공모한 적도 없다"며 "직무상 행위이자 사회상규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또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도움을 줬던 분들"이라며 "논산 연고자는 2명뿐이고 해당 명단에 누가 포함돼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백 시장과 담당 직원 사이에 암묵적인 공모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선물 제공 역시 직무상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상대방은 선거구에 거주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시적으로 머무는 사람도 포함되며,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친지나 친구, 친목회 등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해당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백 시장이 선물 대상자 선정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취임한 뒤 선물 대상자 명단이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담당한 공무원들이 피고인에게 묻지 않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명단을 작성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명단 비고란에 '시장님'이라고 기재된 부분도 있는 만큼 피고인이 어느 정도 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고향사랑기부자에 대한 답례 차원의 선물이었다는 주장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물을 받은 사람 가운데 고향사랑기부금을 기부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조례에 따른 절차와 답례품 선정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며 "이 같은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공직선거법이 예외로 인정하는 직무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의례적인 행위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물 제공이 소수의 지인에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역 인사와 논산시 향우회 회원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백 시장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전임 시장 때부터 이어져 온 관행을 따르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과 선물 제공에 의례적·관례적 성격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했다.
재판을 마친 백 시장은 취재진에 "선례가 있었고 10여년 간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저도 그렇게 해도 되는 줄 알았던 것"이라며 "선거법을 위반하고 선거에 도움을 받기 위해 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