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합의 없는 서면 제청은 헌법 정신 위반"…조희대 직격

"보수적 헌법학자 성낙인 교수 헌법학 교과서 내용"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19일 박근혜·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의 헌법학 교과서를 근거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을 정면 비판했다. 대법관 임명은 사법·입법·행정 3부의 견제와 균형을 거쳐야 한다는 헌법 정신을 조 대법원장이 어겼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헌법 제104조 제2항을 들어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상대로 질의를 했다. 해당 조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이 "대법원장 마음대로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느냐"고 묻자 노 처장은 "제청권만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대법관 임명이 3부의 숙고와 승인을 거치도록 한 것이 헌법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상원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을 임명하고, 일본은 내각이 최고재판소 재판관을 임명하는 점을 들며 "합의체 구성원 중 하나인 대법원장이 대법관 임명의 주도권을 행사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인용한 성 전 총장의 헌법학 교과서는 대법원장 제청권이 국회 동의와 대통령 임명으로 이어지는 민주적 정당성 부여 절차의 출발점일 뿐이라고 본다. 사법·입법·행정부가 견제와 균형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대법관으로 최고법원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 정신이라는 취지다. 김 의원은 성 전 총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서울대 총장을, 이명박 정부에서 경찰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인용의 무게를 실었다.

김 의원은 대법관 제청을 위한 대법원과 행정부의 논의 절차가 단순한 요식 행위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는 "행정부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당이 다수인 국회가 대법원장의 독주를 방관하고 동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지금 대법관 임명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대법원장이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노 처장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그는 "행정부와 조율되지 않은 대법관을 서면 제청하면 임명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혼란을 예측하지 못했느냐"고 따졌다. 노 처장이 "그래서 지금까지 제청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예측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것이고, 예측했다면 사법부를 흔든 공범"이라고 몰아세웠다.

김 의원은 "사법을 망가뜨리고 사법부를 정치화한 책임, 대법관 구성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어렵게 한 책임을 사법부가 져야 한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더 이상 사법부 수장으로 자격이 없다.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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