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법사위는 이날 조 대법원장에 대한 출석 요구 안건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민주당은 이날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국회를 무시하고 대법관 임명 과정을 정치화했다고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은 대법관 제청은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이라며 오히려 청와대의 제청권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인준할 국회를 완전히 무시하고 한번 싸워보자는 것"이라며 "절차를 무시한 채 소통도 없이 서류로 제출한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 정치꾼 조 대법원장은 사법 절차와 헌법을 위반한 사유로 탄핵 소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은 "서면으로 던져놓고 알아서 하라는 게 대법관 임명 과정을 정치화한 것"이라고 꼬집었고, 김용민 의원은 국회 불출석과 김건희 여사·한덕수 전 총리 재판의 전원합의체 회부를 들어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제청권이 대법원장 고유 권한임을 앞세워 맞섰다. 박형수 의원은 "대법원장이 대통령 뜻에 따라야 한다면 왜 대법관에게 제청권이 있느냐"며 "제청권 행사는 대법원장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전 의원은 "헌법에 있는 정당한 제청권을 썼다고 탄핵 소추하겠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청와대를 겨냥했다. 곽규택 의원은 "대통령이 특정인을 대법관으로 제청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확인되면 대통령 탄핵감"이라며 "민주당의 내란 몰이, 탄핵 몰이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청와대가 특정 후보를 찍었기 때문에 5개월간 대법관이 공석으로 유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조 대법원장이 전날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에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에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서 불거졌다. 통상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조율을 거쳐 대통령에게 대면 제청하는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후보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조 대법원장 출석 요구 안건은 민주당 김승원 의원 요구로 상정돼 민주당 등 범여권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장기간 공석인 대법관 제청 과정과 김건희·한덕수·이상민 재판의 전원합의체 회부 사유를 질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그동안 재판 중인 사안이라며 대법원장 출석을 거부해왔지만 임명 제청은 사법 행정이어서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주진우 의원은 "청와대가 직권남용을 해놓고 정당한 제청권을 행사한 대법원장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의회 독재"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