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북한이 50개가 넘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수차례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했는데, 이번에는 구체적 핵무기 숫자까지 언급하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실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올 해 안에 만나겠다는 의지를 다시면서 "그(김 위원장)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수를 구체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인데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또다른 백악관 행사장에서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목표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며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 지시에 이어 북미 대화 재개 의지를 다지는 등 북한에 잇딴 유화 메시지를 보내는 중에, 북한이 반발할 것이 뻔한 비핵화 논의 프레임을 일부러 내세울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수십년간 이어져 온 '북한 비핵화'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이는 북한 비핵화를 공동 목표로 하는 한미 양국의 오래된 접근법과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캠페인 기간과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에도 의도적이든 실수든 북한을 '핵 보유국'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2023년 9월 헌법 개정을 통해 핵무력 고도화 정책을 헌법에 명기하고 국제사회를 상대로 핵보유국 인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 57개를 보유했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본격적인 북미 대화 과정에서 '북한 비핵화' 논의가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연히 나온다.
이와 함께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형식으로 정책 기조를 수정할 경우,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상황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한국 내 보수 진영이나 일본에서 자체 핵무장론이나 전술핵 재배치 여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또다른 갈등 요인으로 비화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똑똑한 대통령이 있는 한 그(김정은)는 괜찮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