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 달러를 넘어서며 국채금리가 따라서 오르자 미국 재무부가 직접 금리에 개입하고 나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이날 새벽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약 2조7700억 원)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하는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확대 대상은 10~20년물과 20~30년물 구간으로, 조치가 나오자 3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9bp(1bp=0.01%포인트) 떨어진 5.2% 안팎까지 내려갔다.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보였다.
WSJ은 "베선트 장관이 미국 채권 거래 총사령관으로서 역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기 위해 비전통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보여줬는데 지금까지 보인 정책 중 가장 급진적인 행보다"고 평가했다.
자신을 '미국 최고의 채권 판매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베선트 장관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포함해 대출 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채금리를 낮추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움직였다.
최근 몇 달간 장기 국채금리는 꾸준히 올라 이번 주 30년물 금리는 5.3%를 넘어섰고,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7%에 육박했다.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6% 수준으로, 베선트 장관의 장기 목표치인 3%를 크게 웃돌고 있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실제 바이백 규모를 늘리지 않더라도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언제든 더 많은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가 채권 시장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백 규모가 40억 달러가 되면 연간 10~30년물 국채를 총 1280억 달러 매입하게 된다. 이는 10~30년물 발행 예상 물량의 약 30%에 해당하지만, 10~30년물 발행 잔액 대비로는 2.4%에 그친다.
자산운용사 크레던트 웰스 매니지먼트는 "이번 조치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리를 낮추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배당주와 같은 대체투자 수단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 분석 전문 회사인 '비앙코'는 "통화 당국이 해야 할 일을 재무부가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겁을 먹은 것은 트레이더들이 아니라 베선트 장관"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