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원 사건 수사 무마' 의혹 강남서 수사팀장 등 3명 재판行

사건 관계자 4명으로부터 1천만원 수수 혐의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둔갑하는 등 수법 다양
검찰 수사 과정에서 허위 참고인 내세우기도

양정원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인플루언서 양정원씨의 사기 사건 수사를 무마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前)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금품을 받은 경찰청 소속 경찰관과 뇌물을 건넨 사업가 등도 불구속 기소됐다.
 

사건 관계자 4명으로부터 1천만원 수수 혐의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신동환 부장검사)는 20일 전 강남경찰서 수사팀장 송모 경감을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함께 금품을 받은 경찰청 소속 경찰관 A 경정은 알선뇌물수수 등 혐의로, 뇌물을 건넨 사업가 B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송 경감은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사건 관계자 4명으로부터 사건 무마와 수사정보 제공 등의 청탁을 받고 약 1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송 경감은 양정원씨가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양씨의 남편 C씨와 친분이 있던 A 경정의 연락을 받았다. 이후 피의자로 등록돼 있던 양씨를 참고인으로 변경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사건을 무마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송 경감과 A 경정이 사건 무마의 대가로 C씨로부터 명품 스카프 등 금품을 받고 유흥업소에서 접대까지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접대를 받은 지 이틀 뒤 양씨에 대한 또 다른 사기 사건 수사가 시작되자, 송 경감은 동료 경찰을 통해 고소 취소를 유도하고 '무혐의로 끝내라'며 압박한 혐의도 받는다. 결국 이 사건 역시 불송치로 종결됐다.
 
송 경감은 또 C씨와 함께 주가조작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된 '시세조종 선수' D씨가 사기 혐의로 피소되자, C씨로부터 이른바 '사건 관리'를 부탁받고 관련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도 받는다. 해당 사건은 약 2개월 만에 무혐의로 불송치됐다.

송 경감은 사건 관리의 대가로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접대 비용은 D씨가 부담했다.

자본시장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양정원 남편인 재력가 이모 씨가 지난 4월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둔갑하는 등 수법 다양

송 경감은 또 가상화폐 사기 혐의 등으로 강남경찰서에서 10건 넘는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다단계업자 B씨를 브로커를 통해 소개받았다. 이후 B씨로부터 2차례에 걸쳐 2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송 경감은 B씨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날 함께 점심을 먹은 뒤, 후배 경찰관을 불러 사건을 조기에 종결하라고 독촉한 혐의도 받는다. 이 사건 역시 약 2개월 만에 무혐의로 불송치됐다.
 
송 경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상품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사건과 관련 없는 B씨 직원을 허위 참고인으로 내세워 허위 진술을 하도록 종용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송 경감은 해외로 출국해 지명수배된 피의자에게 접근해 자신이 사건을 챙겨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피의자 조사를 한 다음 날 식사 대접과 현금을 받고, 약 2개월 뒤 사건을 불송치한 후 해당 피의자가 머물던 해외까지 찾아가 두 차례에 걸쳐 미화 3천 달러 등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양씨 남편 C씨와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D씨는 지난 5월 8일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구속 기소됐고, D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 공무원이 범죄자들과 유착해 금품이나 향응을 수수하는 것은 형사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중대 범죄로서, 엄중한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형사사법 체계를 훼손하는 부패범죄를 엄단하고 자본시장의 법치주의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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