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아이들 사랑한 초등교사…5명 살리고 떠났다

교직생활 26년 양성우 교사, 5명에 새 생명 선물하고 세상 떠나
아이들 진심으로 아낀 교사…끼니 챙기고 가출 청소년 찾아다녀
2024년 뇌출혈 쓰러졌다 복귀…올해 7월 다시 쓰러져 뇌사상태
타인 배려하고 도왔던 고인 뜻 따라 가족이 장기기증 결심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양성우 초등학교 교사.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20일) 135번째 시간에는 '5명에게 새 생명을 전하고 떠난 초등학교 선생님 이야기'를 한다구요?
 
◆이인> 26년 동안 초등학생을 가르치다 갑작스런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52살 양성우 선생님의 장기기증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류도성> 양성우 선생님, 제주 출신이죠? 
 
◆이인> 제주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양 선생님은 지난 2000년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6년간 초등학교 교단을 지킨거죠. 
 
◇류도성>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교사였다구요? 
 
◆이인>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들을 세심히 살폈고, 끼니를 챙겨주거나 집을 나간 아이를 직접 찾아 다니는 교사였다고 합니다. 
 
◇류도성> 그런데 2년 전에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다구요? 
 
◆이인> 2024년 양 선생님이 뇌출혈로 쓰러졌는데요. 당시는 공모를 거쳐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던 중이었습니다. 갑작스런 뇌출혈에 그는 교장직을 내려놨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다시 가르치겠다는 마음으로 재활에 힘썼고 상태가 다소 호전됐습니다. 그래서 다음해인 2025년 평교사로 교단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류도성> 몸이 불편해도 아이들을 위한 사랑은 변함이 없었죠? 
 
◆이인> 양 선생님은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퇴근 후 치료를 받으며 다음 날 수업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었습니다. 
 
◇류도성> 그러나 올해 다시 쓰러져 영영 깨어나지 못했어요? 
 
◆이인> 올해 4월 말 뇌경색 초기 진단을 받은 양성우 선생님은 6월에 다시 병가를 냈고, 그때도 학생들을 다시 만나겠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재활을 이어가며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달 31일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에는 수술과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류도성> 양 선생님의 평소 삶을 떠올리며 가족들이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구요?
 
◆이인> 양성우 선생님의 가족은 평소 다른 사람을 돕고 배려하며 살아온 고인의 삶을 떠올려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양 선생님의 아내 강산주 씨는 "남편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했고 의식이 있었다면 장기기증을 택했을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류도성> 양 선생님과 가족 모두 존경할 만한 삶이네요? 
 
◆이인> 아내 강 씨는 "남편이 떠나기 전 누군가에게 생명을 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고 양성우 초등학교 교사와 가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류도성> 숭고한 뜻에 따라 모두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어요?
 
◆이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6일 제주한라병원에서 양성우 선생님이 심장과 폐, 간, 신장을 나누고 인체조직인 피부도 함께 기증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양 선생님이 모두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겁니다.
 
◇류도성> 양 선생님은 가족에게도 한없이 다정했다구요? 
 
◆이인> 아내에게는 다정한 남편이자, 자녀에게는 친구같은 아빠였다고 합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 계절마다 두 아들과 산, 바다를 찾아다녔다고 해요. 
 
◇류도성>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도 소중하게 생각했다구요?
 
◆이인> 주변 사람들과는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오래도록 관계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인의 마지막 길에는 많은 이가 함께 했습니다. 장례식에 제자와 동료교사, 학부모가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고 발인식에도 1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류도성> 가족들이 전한 마지막 메시지가 뭐였죠? 
 
◆이인> 아내 강산주 씨는 남편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에서 "사랑해주고 예뻐해줘서 고맙다. 당신을 만나 정말 행복했다"며 "이제는 아픔없는 곳에서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마음껏 여행하며 웃고 지내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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