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자멸' LG, 3위도 KIA에 뺏겼다…4·5번, 빛바랜 시즌 9호 홈런

LG 문보경이 20일 kt와 홈 경기에서 4회말 역전 2점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LG 트윈스

프로야구 LG의 '전' 4, 5번 타자들이 홈런을 때려내며 모처럼 자존심을 회복하나 싶었지만 불펜 난조에 빛을 잃었다. LG는 3위 자리마저 KIA에 내주며 4위로 떨어졌다. 

LG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kt와 홈 경기에서 4-16 재역전패를 안았다. 주중 3연전 스윕 기대감을 키웠지만 위닝 시리즈에 만족해야 했다.

60승 49패 1무가 된 LG는 KIA(59승 48패 2무)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져 3위를 내줬다. 이날 KIA는 한화와 대전 원정에서 10-6으로 이겨 5연승을 질주했다.

LG는 이날 선발 박시원이 1회 제구 난조 속에 먼저 실점했다. 그러나 문보경과 오지환이 연속 타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문보경은 0-1로 뒤진 4회말 1사 1루에서 kt 선발 고영표로부터 역전 2점 홈런을 뽑아냈다. 볼 카운트 2-2에서 시속 120km 몸쪽 높은 커브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속 155.8km 타구는 112m를 날아갔다.

그러자 오지환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고영표의 시속 122.5km 낮은 체인지업을 퍼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는 1점 아치를 그렸다. 시속 154.7km 타구는 비거리 104.5m 홈런이 됐다.

문보경, 오지환 모두 시즌 9호 홈런이다. LG는 이들의 한 방으로 단숨에 분위기를 바꿨다. 

당초 문보경, 오지환은 LG의 4, 5번 타자. 그러나 나란히 침체에 빠져 최근에는 문정빈, 송찬의가 대신하고 있다. 이날도 문보경, 오지환은 6, 7번에 배치됐다.

문보경의 홈런 모습. LG 트윈스


문보경은 전날까지 82경기 타율 2할4푼 8홈런 46타점에 머물렀다. 141경기 타율 2할7푼6리 24홈런 108타점으로 통합 우승을 이끈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다. 문보경은 2024년에도 144경기 타율 3할1리 22홈런 101타점으로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오지환은 전날까지 102경기 타율 2할3푼9리 8홈런 49타점의 성적을 냈다. 오지환은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임에도 지난해 127경기 타율 2할5푼3리 16홈런 62타점으로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은 문정빈, 송찬의를 칭찬하면서 "커리어가 있고 연봉이 높은 선수는 못 하면 욕을 먹겠지만 문정빈, 송찬의는 전혀 잃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연봉 4억8000만 원의 문보경, 14억 원의 오지환의 분발을 바라는 간절함도 읽히는 대목이었다.

염 감독의 말을 들은 걸까. 문보경, 오지환은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보경은 지난달 29일 키움전 이후 13경기 만에, 오지환은 지난 11일 역시 키움전 이후 8경기 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오지환이 4회 1점 홈런을 날린 뒤 박동원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LG 트윈스

하지만 이들의 홈런은 불펜진 방화로 의미를 잃었다. LG는 7회 존 케네디의 3연속 볼넷과 우강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2까지 쫓겼다. 결국 우강훈이 대타 김민혁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고 3-5 역전을 허용했고, 류현인에게 1타점 2루타까지 맞았다.

LG 불펜은 7회만 무려 6실점했고, 8회초에는 7점이나 내줬다. 9회도 2점을 더 내줬고, LG 팬들은 일찌감치 짐을 싸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이날 LG는 팀의 1경기 최다인 볼넷 12개를 남발했고, 몸에 맞는 공도 1개를 내주며 자멸했다. 

모처럼 홈런포을 날리고도 웃지 못한 LG의 '전' 4, 5번 타자들. 다만 홈런의 짜릿한 손맛이 반등의 계기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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