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어떻게 얻은 선수인데…' 203cm 거인의 강렬한 데뷔-충격적 난조, 필승조 가능할까

LG의 새 아시아 쿼터 좌완 존 케네디. LG 트윈스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LG의 새 아시아 쿼터가 강렬한 데뷔전 다음 경기에서 무너졌다. 필승조로 낙점했는데 제구 난조로 대패의 빌미가 됐다.

LG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kt와 홈 경기에서 4-16, 기록적인 대패를 안았다. 2승 1패,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지만 충격적인 패배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날 LG 선발은 박시원으로 '불펜 데이'가 예상됐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은 "투구 수 80개를 보고 있다"고 박시원 이후 불펜진 가동을 예고했다. 박시원은 1회 볼넷과 몸에 맞는 공 1개에 샘 힐리어드의 적시타까지 1점을 내주고 4회도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 2루에 몰렸다.

LG는 좌완 이우찬을 투입해 불을 껐다. 이우찬은 한승택, 김상수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최원준도 내야 땅볼로 잡는 최고의 결과물을 냈다.

타선도 4회 역전에 성공하며 흐름이 LG 쪽으로 왔다. 문보경이 역전 2점, 오지환이 1점 홈런을 날리며 호투하던 고영표를 상대로 3-1 리드를 가져왔다. 둘은 나란히 시즌 9호 홈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문보경이 20일 kt와 홈 경기에서 4회 역전 2점 홈런을 날리는 모습. LG 트윈스


불펜진 운용도 경기 중반까지 순조롭게 흘렀다. 김진수가 5회 김현수, 안현민, 힐리어드 등 2~4번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김진수가 6회 선두 타자 오윤석에게 안타를 맞자 존 케네디가 투입돼 공 9개만으로 삼진과 내야 땅볼 2개를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여기까지는 LG의 분위기였다. 라클란 웰스의 대체 아시아 쿼터로 영입된 케네디는 전날 1-0으로 앞선 8회초 1사 1루 위기를 병살타로 막아 홀드를 따낸 상승세를 잇는 듯했다.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였다. 경기 전 염 감독은 케네디에 대해 "까다로운 유형의 투수로 디셉션이 있고 큰 키(203cm)에 팔이 길어 사이드암이지만 (타자들에게는) 앞에서 던지는 듯한 효과가 있다"면서 "제구력도 나쁘지 않고, 팀의 승리조로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속구가 시속 140km 초반대에 형성돼 빠르진 않지만 타이밍 싸움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7회초 기대가 무너졌다. 케네디는 1사에서 최원준, 김현수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줬고, 최원준의 3루 도루까지 허용해 흔들렸다. 안현민에게도 볼넷을 내준 케네디는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결국 강판했다.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까지 나올 만큼 영점이 잡히지 않은 모습이었다. 

구원 등판한 우강훈마저 힐리어드에 밀어내기 볼넷, 대타 김민혁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아 3-5 역전을 허용했다. 케네디는 자책점 3개를 기록했다. LG는 7회만 6점을 내줬고, 8회도 무려 7실점하는 등 믿었던 케네디가 무너지면서 도미노처럼 불펜진이 붕괴했다. 이날 LG는 팀 시즌 최다인 12개의 볼넷을 내주고 자멸했다.

20일 케네디의 투구 모습. LG 트윈스


당초 LG는 웰스의 대체자로 퓨처스(2군) 리그 울산 웨일즈의 일본인 우완 오카다 아키타케 영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해석 오류로 무산됐고, LG는 호주 출신 케네디를 부랴부랴 영입했다.

그런 케네디는 첫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다음 경기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장점인 제구가 되지 않으면 필승조로 쓰기가 어려워진다.

LG는 지난해 1선발 요니 치리노스의 팔꿈치 통증으로 불펜 악셀 리오스를 영입했다가 방출하고 카를로스 카라스코와 계약했다. 메이저 리그(MLB) 112승의 카라스코는 1일 두산전 7이닝 무실점, 11일 키움전 6이닝 2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지만 16일 SSG전 5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맛봤다.

전반기 1위 싸움을 하다 후반기 부진으로 3위는 물론 4위까지 떨어진 LG. 과연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라인의 혼란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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