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언더핸드 에이스 고영표(34)가 뚝심 있는 투구로 팀의 1위 수성을 이끌었다. 2년 연속이자 5번째 두 자릿수 승수를 쌓으며 꾸준함의 대명사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고영표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LG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탈삼진 6피안타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펼쳤다. 16-4 대승의 발판을 마련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10승(6패) 고지를 밟았다. 고영표는 지난해 11승(8패)까지 2년 연속이자 2021년 11승, 2022년 13승, 2023년 12승 등 5번째 10승 이상을 찍었다.
팀의 시리즈 스윕을 막은 귀중한 승리였다. kt는 18일 1-9, 19일 0-1로 지면서 LG에 싹쓸이 패배를 당할 위기였다. 그러면서 kt는 2위 삼성과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앞선 불안한 1위인 처지가 됐다.
고영표의 출발은 썩 좋진 않았지만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1회 1사에서 박해민에게 3루타를 맞았지만 고영표는 3번 오스틴 딘에게 크게 휘어져 나가는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4번 문정빈은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내야 땅볼 처리했다.
2회도 고영표는 선두 타자 송찬의에게 안타, 2사에서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줘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홍창기를 체인지업으로 2루수 뜬공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안정을 맞은 고영표는 3회는 삼자범퇴로 간단히 요리했다.
4회가 아쉬웠다. 고영표는 1사에서 송찬의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문보경에게 던진 5구째 몸쪽 높은 스위퍼가 역전 2점 우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존 모서리에 찍히는 제구였지만 문보경이 제대로 노려쳤다. 이어 오지환에게 던진 4구째 낮은 체인지업도 우월 1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1-0의 스코어가 단숨에 1-3으로 뒤집혔다.
하지만 고영표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체인지업으로 박동원을 삼진, 신민재를 1루 직선타로 잡아 4회를 마무리했다. 5회 1사에서 오스틴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4번 문정빈을 스위퍼, 5번 송찬의를 투심으로 모두 삼진 처리했다. 6회도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문보경을 직접 땅볼로 잡아냈고, 오지환과 박동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에이스의 101구 투혼에 타자들도 화답했다. 7회초 kt는 LG 좌완 불펜 존 케네디의 3연속 볼넷 난조에 이어 등판한 우강훈까지 샘 힐리어드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대타 김민혁이 흔들리던 우강훈을 우중간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두들겼고, 류현인의 1타점 2루타 등으로 kt는 7회만 6점을 뽑아 7-3으로 역전했다.
6회까지 던진 고영표의 승리 요건이 갖춰진 순간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kt는 8회 7점, 9회 2점을 더 몰아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고영표는 "홈런 2방을 맞았지만 내 실투였고 상대 타자들이 잘 친 결과였다"면서 "3실점에도 흔들리지 말고 집중해서 잘 버티자는 마음이었는데 타선을 도움을 받아 승리도 챙길 수 있었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6회를 던지고 내려오는데 야수들이 미팅을 하고 있었다"면서 "연패도 있었고 팀 분위기나 타선 컨디션이 다소 내려가 있었는데, 빅 이닝이 나오며 승리로 흐름이 반전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10승 달성에 대해 고영표는 "선발 투수로서 착실하게 버텨온 징표라는 생각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6이닝을 던지자는 목표를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는데, 지금처럼 최소 실점과 이닝을 꾸준히 해낸다면 승리도 따라올 것이고, 그것이 선발인 나의 임무라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승 공동 1위 그룹과 1승 차이인 상황에는 "다승왕이 의식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라면서 "하지만 오늘처럼 운도 따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