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이하 하위직 경찰관인 '사법경찰리'가 독자적으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는 일선 수사 관행은 적법절차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는 경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주체를 규정한 경찰수사규칙 제39조가 사법경찰관과 사법경찰리의 수사 권한을 구분한 형사소송법 제197조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고 상위법령에 맞추어 해당 규칙을 개정할 것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수사 주체인 '사법경찰관'은 경위 이상 경무관 이하로 규정돼 독자적인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권한을 갖는다.
반면 경위 바로 아래인 경사 이하 계급은 수사 실무를 보조하는 '사법경찰리'로 분류돼 조사 참여 및 보조 업무만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행정규칙인 경찰수사규칙 제39조는 사법경찰리의 업무 범위에 피의자 및 참고인 조서 작성을 포함하고 있어, 상위법령의 수사의결권 제한 취지와 충돌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인권위의 권고는 개방된 전남경찰청 산하 한 경찰서 조사실에서 피의자신문을 받던 중 경찰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인권침해 진정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현장 정황상 개인정보 누설이나 모욕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진정은 기각했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사법경찰리가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며 단독으로 조서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절차상의 위법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앞서 2024년 4월에도 수사 보조자인 사법경찰리의 독자적인 조서 작성은 법률상 근거가 미약한 권한 밖 행위라며 관련 규칙 개정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