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붉은 띠 두른 현대차 노조 3천명…공장 멈추고 양재동 집결

양재동 본사 앞서 금속노조 자동차업종공동파업대회 개최
흐린 날씨 우비 입은 노동자들, 정년연장·원청교섭 요구

21일 오후 2시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 등이 주최한 '2026 자동차업종 공동파업대회' 집회가 열렸다. 김하영 수습기자

10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선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1일 상경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과 현대차 노조 등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2026 자동차업종 공동파업대회'를 개최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약 3천 명이 참석했다.

빗방울이 흩뿌리는 습한 날씨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모였다. 이들은 '원청교섭 쟁취', '정년은 늘리고, 납품단가는 올리고'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본무대부터 약 400m 구간까지 3개 차로를 가득 메웠다.

우비를 입은 참가자들은 "원청교섭 쟁취해 불평등을 박살내자!", "원청교섭 가로막는 현대차를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금속노조 박상만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파업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뿌리를 지키고 노동의 존엄성을 세우기 위한 파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사내유보금을 쌓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중소 부품자와 하청업체에 가해진 가혹한 납품단가 후려치기가 있었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원청교섭은 특혜가 아니라 권한을 쥔 자가 책임을 지게 만드는 상식"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지부 이종철 지부장도 무대에 올라 "지난 10년 동안 파업다운 파업을 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파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정당한 대가를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사측은 현장 노동자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똑같은 임금을 달라"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밀려나는 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21일 오후 2시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열린 '공동파업대회' 집회에서 금속노조·현대차 노조 등 조합원들이 무대에 올라 자동차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하영 수습기자

이어 현대차 부품사와 지역 지부장들도 무대에 올라 발언을 이어나갔다.

구미지부 모비스오토 권미경 지회장은 "원청이 정당한 성과급을 받을 때 하청은 임금 삭감을 걱정한다. 불합리한 단가 책정이 하청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며 "더 이상 하청의 희생을 당연시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김기호 지부장은 "수십 년간 노동자들을 위협해 온 납품단가 절감 요구가 이제 퇴로가 없는 수준까지 왔다"며 "길들여지지 않고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가 함께 힘을 모아 연대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언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구조조정 분쇄 고용보장', '부품사 납품단가 인하 중단' 등의 투쟁 구호가 적힌 종이를 이어 붙여 자동차를 완성하는 퍼포먼스(의식)를 진행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전날부터 시작된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에는 전국 50여 개 사업장, 약 5만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현대차 노조 약 3만 8천 명은 이날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오는 26일 2차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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