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바닷가 고양이들…'숨은 냥이 찾기' 한정판

커피 향 따라 걷다 보니…'우리의 말이 커피라면'

야옹서가 제공

길고양이는 사는 일이 고단해도 계절을 건너는 법을 안다. 봄에는 꽃그늘을 지나고, 여름에는 나무 아래 몸을 눕히고, 가을에는 낙엽을 베개 삼고, 겨울에는 눈밭을 달린다.

사진작가 진소라의 '숨은 냥이 찾기' 개정판이 600부 한정 '여름방학 에디션'으로 출간됐다. 2022년 초판 출간 뒤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된 길고양이 사진에세이다.

책에는 길고양이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 219장이 실렸다. 개정판에는 저자가 4년 만에 쓴 후기와 신작 사진 3점이 추가됐다. 바닷가 길고양이들의 한가로운 풍경을 담은 표지와 구성으로 여름 한정판의 느낌을 더했다.

진소라가 고양이 사진가로 나선 계기는 2019년 동네에서 만난 길고양이 '뽀또'였다. 입가에 치즈 크래커 같은 동그란 무늬가 있어 붙인 이름이다. 뽀또와 그 가족을 찍기 시작한 일이 동네 고양이 기록으로, 다시 전국 곳곳의 길고양이를 찾아가는 사진 여행으로 이어졌다.

야옹서가 제공

1장 '길에서 집으로'에는 초보 캣맘이던 작가가 뽀또와 오레오를 지켜보다 결국 함께 살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우산 아래에서 분위기를 잡다가도 금세 다투는 고양이 자매, 나무를 오르며 추격전을 벌이는 길고양이들, 발라당 누워 군무처럼 몸을 뒤집는 고양이 가족의 장면들이 이어진다.

2장 '고양이 여행'은 전국의 길고양이를 만나러 떠난 기록이다. 제주 차밭을 지키는 고양이, 궁궐 뜨락을 누비는 고궁 고양이, 대나무숲 공원 고양이, 방파제 고양이 등 저마다의 장소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숨은 냥이 찾기'는 길고양이의 삶을 무작정 낭만화하지 않는다. 다만 고단한 하루 속에서도 햇볕 한 줌, 그늘 한 뼘, 장난 같은 순간을 놓치지 않는 생명력을 포착한다.

진소라 지음 | 야옹서가


황소자리 제공

커피 한 잔에도 속도가 있다. 급하게 물을 붓고 후루룩 마시는 커피가 있는가 하면, 천천히 물을 흘려보내며 향이 자리 잡기를 기다리는 커피도 있다. 윤선해는 커피를 통해 좋은 것이 만들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한다.

산문집 '우리의 말이 커피라면'의 저자는 로스터이자 기업인, 번역가, 커피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온 커피인이다.

책은 스무 살 도쿄 유학 시절 커피 향을 따라 들어간 카페에서 시작한다. 일본어도 메뉴도 제대로 알지 못하던 그는 작은 잔 하나를 받아 들고 커피를 처음 다르게 느꼈다. 이후 도토루와 스타벅스, 일본식 찻집에서 일하고, 호리구치와 모리미츠 등 커피 스승들을 찾아다니며 배웠다.

시간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경영학 공부, 통역, 칼럼, 번역, 로스팅, 창업이 여기저기 흩어진 점처럼 이어졌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경험들은 모두 커피라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됐다. 지금 그는 와이로커피 대표 로스터이자 후지로얄 코리아 대표로 일하며 커피 세미나를 열고, 매년 책을 번역해 왔다.

책에는 커피에 관한 지식만 담기지 않는다. 커피를 배우며 만난 사람들, 실수하며 익힌 태도, 전국의 로스터들과 나눈 교감, 한국인 특유의 커피 취향이 함께 담겼다. 한겨울에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 잘 볶은 원두에서 참기름 향을 찾아내는 풍경도 윤선해식 커피 이야기의 일부다.

저자가 붙드는 문장은 스승 모리미츠가 남긴 말이다. "맛있는 걸 아는데 왜 타협합니까?" 좋은 커피는 편할 때가 아니라 귀찮고 불편할 때도 기준을 지킬 때 만들어진다. 그는 좋은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책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게 한다. 천천히 내린 커피 향처럼, 오래 걸려 단단해지는 것들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윤선해 지음 | 황소자리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