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잡은 종합특검, 수사 마무리…180일 명암은?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유병호 구속 성과
내란특검 판단 뒤집고 조성현·홍장원 등 기소
김건희 수사무마 '윗선' 못 밝혀…주요 사건 줄이첩
막판 다수 사건 기소…최종 평가는 법정에서

연합뉴스

3대 특검의 잔여 사건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출범 초기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해 '성과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종합특검은 수사 후반부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앞선 특검이 재판에 넘기지 않았던 내란 관련 사건들을 다시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반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에서는 당시 수사팀 검사들을 재판에 넘겼지만, 김씨나 검찰 수뇌부 등 '윗선' 의혹까지 규명하지 못했다. '노상원 수첩'을 비롯해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 등도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른 수사기관 몫으로 남겼다.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유병호 구속…후반부 성과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 출범한 종합특검은 전날 180일간의 수사를 종료하고 이날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종합특검이 뚜렷한 성과를 거둔 사건으로는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수사가 꼽힌다. 종합특검은 관저 이전 과정에서 정부 예산을 불법으로 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신병을 확보한 데 이어, 관저 이전에 대한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을 수사해 유 위원까지 구속했다.

유 위원은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관저 이전 감사 과정에서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자료 요구와 관련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 조사 등에 제동을 거는 등 감사를 무마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신병 확보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종합특검의 '1호 인지 사건'이었던 합동참모본부 지휘부의 내란 가담 의혹에서는 김명수 전 합참의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앞서 내란특검의 판단을 뒤집어 신병 확보에 나선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과 안성식 전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 등의 영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전무곤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관저 이전 의혹의 김태영 21그램 대표와 감사원 간부 손모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특히 일부 사건에서는 법원이 단순히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데 그치지 않고 혐의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의장과 이 전 원장, 안 전 조정관 등이 대표적이다. 종합특검이 기존 특검과 다른 판단으로 수사한 사건들이었던 만큼 수사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내란특검 '불기소' 뒤집은 종합특검

앞선 특검과 다른 결론을 내린 사건들도 있다. 내란특검이 재판에 넘기지 않았던 김 전 의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대표적이다.

내란특검은 조 전 단장이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최종적으로 거부했다고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하지만 종합특검은 보강수사를 거쳐 조 전 단장이 국회에 출동한 병력의 지휘 과정 등에 관여했다고 보고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홍 전 차장에 대해서도 종합특검은 기존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재판에서 계엄 당시 상황을 폭로한 핵심 증인으로 등장했던 홍 전 차장을 내란 가담 혐의 피의자로 수사해 기소했다.

종합특검은 김 전 의장 역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앞서 내란특검은 김 전 의장에게 해당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종합특검은 비상계엄 당시 합참의장으로서 계엄군의 활동을 지원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존 특검과 다른 결론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수사 성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김 전 의장에 대해서는 구속 단계에서 법원이 "주된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종합특검이 새롭게 구성한 혐의를 재판에서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검사 5명 기소했지만…'윗선'은 다시 이첩

황진환 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은 종합특검이 출범 초기부터 공을 들인 사건이다.

종합특검은 당시 수사팀이 김씨 측과 서면 답변 내용을 조율하고 불기소 처분 이후 수사보고서를 수정한 혐의 등을 포착해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애초 제기됐던 의혹의 핵심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김씨를 불기소하는 과정에서 검찰 수뇌부 등의 외압이 있었는지는 결론 내리지 못했고,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윗선'과 관련한 사건은 다른 수사기관에 다시 넘기기로 했다.

종합특검이 앞선 수사의 결론을 모두 뒤집은 것도 아니다. 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한 경찰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은 허석곤 전 소방청장과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180일 더 수사했지만…다시 넘어가는 미제들

3대 특검이 남긴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종합특검 역시 적지 않은 사건을 미제로 남기게 됐다.

대표적인 사건이 '노상원 수첩' 의혹이다. 종합특검은 인천 연평도와 강원 화천군 오음리 제2하나원 등 수첩에 '수집소'로 등장하는 장소를 직접 찾아 현장검증을 벌이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까지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 피의자로 조사했다.

하지만 수첩에 적힌 구상이 실제 실행을 전제로 마련된 계획인지와 누가 관여했는지 등을 사법처리로 연결할 정도로 입증하지 못했다. 앞서 내란특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해 경찰에 넘겼던 사건은 종합특검 수사를 거쳐 다시 경찰로 넘어가게 됐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도 마찬가지다. 김건희특검이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관련 의혹을 넘겨받아 두 차례 소환하고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벌였지만 혐의를 규명하지 못해 다시 경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통일교 원정도박 첩보 유출·수사 무마 의혹 역시 경찰청 압수수색과 윤희근 전 경찰청장 조사 등을 벌이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종합특검이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규정했던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 역시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이첩 대상에 올랐다.

종합특검은 당초 150일이던 수사기간으로는 부족하다며 특검법 개정을 통해 30일을 추가로 확보했다. 법정 최대 인력도 271명으로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의 인력을 투입할 수 있게 됐지만, 180일간의 수사에도 일부 주요 사건은 다시 다른 수사기관의 몫으로 남게 된 셈이다.

종합특검은 출범 초기 성과 부족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수사 후반부에 구속과 기소를 집중하는 이른바 '헤비 테일'(Heavy-tail) 전략을 공언했다. 실제 막판 유 위원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기존 특검이 기소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해 다수의 피의자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기존 특검과 다른 판단으로 기소한 사건들은 앞으로 법원의 검증을 받아야 하고, 3대 특검에서 넘겨받은 일부 사건은 또다시 미제로 남았다. 결국 종합특검이 180일 동안 3대 특검의 '빈칸'을 얼마나 채웠는지는 향후 재판과 재이첩 사건의 수사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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