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들은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사 등 피감 금융회사와 대형 로펌으로 잇따라 자리를 옮기면서, 안으로는 젊은 인력 이탈, 밖으로는 '금피아 회전문'이라는 이중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금감원 퇴직자는 총 481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2년 102명, 2023년 103명, 2024년 110명, 2025년 112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이미 54명이 금감원을 떠났다. 2022년 102명이던 연간 퇴직자는 지난해 112명으로 3년 만에 약 10% 증가했다.
특히 정년과 거리가 먼 20~40대 직원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최근 5년간 퇴직자 가운데 20대는 26명, 30대 71명, 40대 83명으로 총 180명, 전체 퇴직자의 37.4% 에 달했다.
20~40대 퇴직자 비중은 2022년 35.3%에서 2024년 41.8%, 2025년 39.3%를 기록했고, 올해는 7월까지 퇴직자 54명 가운데 27명으로 절반(50.0%) 에 달했다. 금융시장 검사·감독의 실무와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할 젊은 인력의 이탈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고위·중견 인력의 이탈도 상당했다. 같은 기간 직급별 퇴직자는 1급 65명, 2급 159명, 3급 122명, 4급 68명, 5급 65명, 6급 2명으로 나타났다. 1~3급 퇴직자만 346명으로 전체의 71.9%를 차지했다.
문제는 퇴직 이후다. 박 의원실이 확보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금융감독원 퇴직자 취업심사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감원 퇴직자들은 은행·저축 은행·증권사·보험사·자산운용사 등 금감원의 직접적인 검사·감독 대상 금융회사 뿐아니라 대형 법무법인과 금융 관련 협회·연구기관 등에 취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취업심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례만 보더라도 신한은행·하나증권·메리츠캐피탈·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케이비자산운용·비엔케이금융지주 등 금융권은 물론 김·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태평양·율촌·화우·세종 등 대형 로펌에 대한 취업심사가 이어졌다.
가상자산·핀테크 등 금감원의 감독·검사와 밀접한 업종으로의 이동도 눈에 띈다. 두나무, 빗썸, 카카오페이, 토스뱅크 등으로의 취업심사 사례도 확인됐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공직자가 퇴직 전 일정 기간 담당했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취업심사를 통해 취업 가능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심사를 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감독기관과 피감기관 사이의 이해충돌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금감원에서 축적한 감독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가 피감 금융회사의 규제 대응이나 대관 업무 등에 활용될 경우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성훈 의원은 "금감원은 밖으로는 고위·중견 인력의 '금피아 회전문', 안으로는 젊은 감독인력의 이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특히 올해 퇴직자의 절반이 20~40대라는 것은 금감원의 조직 경쟁력과 금융감독 전문성 측면에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회사를 검사하고 제재하던 인사가 퇴직 후 피감 금융회사나 관련 로펌으로 이동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금융감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취업심사가 '금피아 재취업'을 위한 통과의례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해충돌 심사와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왜 젊은 전문인력들이 금감원을 떠나는지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