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또 히트곡…'20주년' 빅뱅 "'결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노컷 리뷰]

지난 21~2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20주년 월드 투어 '엑스엑스 : 코스모스'를 개최한 그룹 빅뱅.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늘이 마지막 공연인 고양? 그런 고양?" (태양)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BIGBANG)이 아주 오랜만에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8년 8개월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빅뱅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났다.

2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월드 투어 '엑스엑스 : 코스모스'(XX : COSMOS) 마지막 날 공연은 23일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시작됐다. 다중 모터 토크 동기화 기술을 접목한 23톤 규모의 이동형 LED로 광활한 '코스모스' 세계관을 구현한 이번 투어는, '2025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연출한 마이크 카슨(Michael Carson)과 '2012 런던 올림픽 폐막식'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에스 데블린(Es Devlin)이 의기투합했다.

어셔(Usher)와 리한나(Rihanna) 등과 호흡을 맞춘 와우 존스(Wow Jones)를 중심으로 한 밴드 세션이 전 곡 라이브 연주를 맡아 매 무대 뜨겁게 함께했다. 또한 멤버들은 세트 리스트(공연 목록)는 물론 무대 디자인, 전체 연출 등 제작 전반에 참여해 '빅뱅만의 색'이 물씬 풍기도록 했다.

빅뱅 지드래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약 3시간 동안 펼쳐진 이날 공연에서 가장 '빅뱅답다'라고 느낀 것은 세트 리스트였다. 2006년 데뷔했을 때부터 주목받았고, 이듬해 '거짓말'(2007)이라는 메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음원 강자로 두각을 나타냈던 빅뱅은 20주년을 맞아 세트 리스트를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동시에 알차게 꾸렸다.

첫 곡부터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였다. 인트로 트랙을 제외한 7곡 전 곡을 타이틀곡으로 두었던 빅뱅 다섯 번째 미니앨범 '얼라이브'(ALIVE)의 6번 트랙인 '판타스틱 베이비'는 '붐 샤카라카'라는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구가 흥겨운 곡이다.

두 번째 곡은 '핸즈 업'(HANDS UP)이었다. 다음은 '투나잇'(TONIGHT) 그다음은 '블루'(BLUE)였고, '루저'(LOSER) '이프 유'(IF YOU) '배드 보이'(BAD BOY) '베베'(BAE BAE)를 거쳐 빅뱅의 초기작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고 평가받는 '하루 하루'와 '거짓말'이 차례로 등장했다.

빅뱅 태양.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앞부분 10곡 중 '핸즈 업'을 제외한 9곡이 타이틀곡이었다. 팬과 대중에게 사랑받은 '수록곡'도 다수 보유한 그룹인데 타이틀곡 위주로 구성했다는 것은 그만큼 '잘 알려진' '검증된' 곡을 선별했다는 의미다. 빅뱅이 한 곡 한 곡을 무대에 올릴 때마다 관객들은 '아는 노래'가 나왔다는 반가움과 즐거움을 마음껏 표출했다.

빅뱅 멤버들 역시 "다 같이 불러요~" 같은 멘트로 브이아이피(공식 팬덤명)의 참여를 끊임없이 유도했다. 그러면 V.I.P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선창하거나, 딱히 맞추지 않은 것 같은데도 마치 한마음처럼 커다란 떼창을 만들어내곤 했다.

소위 '히트곡 퍼레이드'로 꾸민 전반부를 지나자, 멤버들의 솔로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청량한 느낌의 록 사운드 '유니버스'(Universe)와 '날개'를 들려준 대성은 올해 코첼라에서도 공개한 바 있는 트로트 장르의 '한도초과' '날 봐, 귀순'으로 웃음까지 잡았다. 시선을 압도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안녕하세요 대성입니다"라는 자막도, 내내 생글거리는 와중에도 여유를 잃지 않는 무대매너도 인상적이었다.

빅뱅 대성.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맨몸에 재킷만 걸치고 나온 태양은 솔로 3곡 중 2곡을 지난 5월 발매한 네 번째 정규앨범 '퀸테센스'(QUINTESSENCE) 수록곡으로 할애했다. 열정적으로 춤추던 태양이 댄서들의 품 속으로 떨어지는 듯한 긴장감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배드'(BAD)와, 속도감 있게 전개된 '라이브 패스트 다이 슬로우(LIVE FAST DIE SLOW)가 그 주인공이다. '다 같이 놀자'라고 외치는 '링가 링가'는 강렬함으로 대비를 이뤘다. 20년이 흘렀음에도 튼튼한 성대와 춤 실력, 태양만의 바이브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고가 브랜드 샤넬의 모자와 붉은색 의상을 입고 솔로 무대를 시작한 지드래곤은 솔로로서도 '히트곡 부자'답게 엑기스만 채웠다. '파워'를 반복하는 후렴이 특징인 '파워'(PO₩ER)를 비롯해 '머리 어깨 무릎 발'이라는 가사에 맞춰 털썩 주저앉는 것으로 마무리한 '크레용'(Crayon), 관객 떼창과 폭죽 파티로 공연장 열기를 고조시킨 '삐딱하게'(Crooked)를 선곡했다. 넓은 무대를 돌아다니며 특유의 '무대 장악력'을 뽐냈다.

각자 솔로 무대를 마친 후에도 '히트곡 질주'는 계속됐다. '뱅뱅뱅'(BANG BANG BANG)을 필두로 '스투피드 라이어'(STUPID LIAR) '맨정신'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를 차례로 선보인 후, 데뷔 20주년 기념일에 맞춰 발매한 4년 4개월 만의 신곡 '빅'(BiiiG)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지드래곤 솔로곡이지만 태양과 대성이 피처링해 사실상 '빅뱅의 귀환'을 알렸던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이 본 공연 마지막 노래였다.

이날 빅뱅은 총 32곡의 무대를 선사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히트곡 다음 또 다른 히트곡이 나오는 전개는 앙코르 때도 계속됐다. V.I.P의 떼창 이벤트 곡이기도 했던 '천국'으로 앙코르를 시작한 빅뱅은 '붉은 노을'(원곡 이문세) '마지막 인사' '필링'(FEELING) '꽃 길'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로 달렸다.

"빅뱅, 돌아왔습니다"(지드래곤) "20년째 큰 소리로 노래하고 있는 큰 대, 소리 성 대성입니다"(대성) "여러분들 정말 정말 모든 에너지를 쏟아서 즐겨주시길 바라겠습니다"(태양)라고 첫인사했던 빅뱅은 "팔팔하게 88세까지 공연할 수 있을까"(태양)라며 의지를 불태우며 초호화 세트 리스트를 소화했다.

나아가 V.I.P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함성과 환호로 화답하고 애정 가득한 우렁찬 떼창을 통해 무대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서 활약했다. 나오는 모든 곡에 뱅봉을 흔들며 즐겼고, 일부 곡에서는 오히려 팬들이 가창자라고 과언이 아닐 만큼 응집된 목소리로 존재감을 빛냈다.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은 모습.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년 동안 무대 할 수 있음에 "너무 고맙고 소중하다"라고 말문을 연 대성은 "여러분 앞에서 '결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노래하고 싶다"라고 바랐다. 그러면서 "쭉쭉 이어 나갈 우리의 시간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 날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라고 한 태양은 "20년은 긴 시간인데 공연에서 (여러분을) 만나면 정말 시간이 빠르다고 느껴진다"라고 돌아봤다. 태양은 "지금까지 저희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을 보면 감동 그 자체"라며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성장한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 2월 세 번째 정규앨범 '위버맨쉬'(Übermensch)로 솔로 컴백한 지드래곤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마음에서 보는 시각"이라고 전제한 후 "그때 컴백 준비하면서 오늘까지가 사실 목표였다"라고 고백했다. 본인의 솔로 컴백의 끝은 결국 '빅뱅 20주년'과 맞닿아 있었다는 의미다. "빅뱅 투어 시작을 맞이하게 된 것"이 기쁘다고도 전했다.

한국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빅뱅은 '코스모스' 투어를 북미·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 공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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