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가 안 읽히고 말이 엉킨다면…"문제는 국어력이다"

성인 문해력 위기 진단…'문해내공'

상상스퀘어 제공


보고서를 여러 번 읽어도 핵심이 잡히지 않고, 머릿속 생각을 글이나 말로 꺼내려 하면 문장이 엉킨다. 중요한 이메일을 보내기 전에는 의도가 제대로 담겼는지 불안하고, 뉴스와 숏폼 콘텐츠가 쏟아지는 화면 앞에서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흔들린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와 김윤정 작가가 집필한 '문해내공'은 이런 막힘의 원인을 단순한 독서 부족이 아니라 읽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힘의 약화에서 찾는다.

저자들은 한국어가 모국어라는 이유로 국어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여기는 '모국어 착시 효과'를 지적한다. 듣고 말하는 데 큰 불편이 없다는 사실이 곧 긴 글을 읽어내고, 핵심을 판단하며, 생각을 명료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해내공'은 국어력을 교양의 문제가 아니라 일과 삶을 좌우하는 실전 역량으로 다룬다. 직장에서 문해력은 보고서와 이메일의 품질, 회의에서의 소통, 업무 이해도와 직결된다. 저자들은 기술과 성실함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벽을, 결국 언어 능력이 가른다고 본다.

책은 1부 이론편에서 문해력 위기의 배경과 국어력이 개인의 소득, 평판, 업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짚는다. 성인의 독서 편식과 디지털 환경 속 읽기 습관도 함께 분석한다.

2부 실전편은 맞춤법, 어휘력, 말하기, 읽기, 쓰기를 중심으로 훈련법을 제시한다. 여기에 직장인의 '일머리'와 인공지능(AI) 시대의 디지털 문해력까지 더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고, AI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받아쓰지 않기 위한 질문 능력도 중요한 주제로 다룬다.

책이 말하는 문해력은 단지 어려운 글을 잘 읽는 능력이 아니다. 타인의 삶을 상상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며, 상대에게 정확하고 다정하게 전달하는 힘에 가깝다. "어휘의 한계가 생각의 한계"라는 문제의식도 이 책의 중심에 놓여 있다.

'문해내공'은 학교를 졸업한 뒤 멈춰버린 국어 실력에 다시 시동을 건다. AI가 문장을 대신 써주는 시대일수록, 무엇을 묻고 어떻게 판단할지는 결국 사람의 문해력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신종호·김윤정 지음 | 상상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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