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과 민간 관련 제조업체가 손잡고 운영하는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이 지난해 3월 첫 운영 이후 600여 건의 정비 실적을 기록했다.
소방청은 이달 경남 지역의 극심한 가뭄과 호우로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현장에 투입된 소방차량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을 3일간 가동했다고 24일 밝혔다.
소방청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현대자동차, 타타대우, 우리특장, 지브이티, 세보라이트, 신정개발특장차, 화인특장 등 7개 제조업체는 민·관 합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에서 '원스톱 정비 체계'를 가동했다.
이들은 주로 △펌프 누수 △디젤미립자필터(DPF) 경고등 △진공펌프 이상 △동력전달장치(PTO) 작동 불량 △브레이크 이상 등이 현장에서 발생한 경우 즉시 정비·점검해 왔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 등 제조사 정비지원팀은 각 지역 정비센터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긴급 수리 체계를 가동해 소방차량 운행률을 높였다.
이들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은 최근 기후변화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대형 산불과 가뭄이 반복되고 도시 구조도 고밀화·복합화하면서 국가적 재난이 과거보다 대형화·장기화되고 있다. 재난 현장에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되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수백 대의 소방차량이 한꺼번에 집결해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방수와 구조 활동을 벌인다.
소방차량이 현장에서 장시간 시동을 끄지 않고 PTO를 가동해 물을 퍼 올리면 엔진과 펌프가 과열되고 DPF가 막히거나 전자제어 센서가 파손되는 등 기계적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또 수리를 위해 소방차량을 인근 정비소나 제조사 공장에 입고하면 그 기간 동안 소방력에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
소방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경북 산불 당시부터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경북 산불 당시 176대 소방장비를 정비한 데 이어 △2025년 9월 강원 강릉 가뭄(162대) △2025년 11월 울산화력발전소 구조물 붕괴사고(79대) △2026년 7월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사고(53건) △2026년 8월 경남 밀양 가뭄(131건) 등 총 601건(대)의 정비 실적을 기록했다.
더 나아가 소방청은 지난 6월 2일 '소방장비관리법'을 개정해 중앙긴급구조통제단 가동 시 소방청장이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을 공식적으로 구성·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민간의 기술 자원을 국가 재난관리 체계의 정식 지원 체계로 편입해 지원단 운영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소방청은 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오는 9월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 운영 매뉴얼'을 제정하고, 24시간 가동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2027년도 운영 예산도 반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형 재난 때 수백억 원에 달하는 소방장비의 파손을 막고 소방대원들이 장비 고장에 대한 부담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방청 김상현 장비기술국장은 "대형 재난현장에서 밤낮 없이 소방차를 정비해 준 긴급정비지원단의 활약 덕분에 대원들이 소방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운영 예산도 확보해 현장 정비 환경을 개선하고 합당한 지원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