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금 연동제 55년 만에 폐지…강원교육 재정 '비상'

강삼영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이 지난 21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강원교육청 제공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정부가 55년 만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20.79% 연동 구조'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세입의 상당 부분을 교부금에 의존하는 강원교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을 단순히 줄이기 어려운 농산어촌 지역 특성상 교부금이 축소될 경우 소규모 학교가 많은 강원지역의 교육격차와 지역소멸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는 지난 21일 강원 춘천에 위치한 호텔공지천에서 '2026년도 제4차 협의회'를 열고 교육교부금 개편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는 이날 법정 교부율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개편에 반대한다는 긴급 성명을 채택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교육교부금은 단순한 재정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현장의 안정적 교육활동과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의 교육책임을 뒷받침하는 핵심 재정 기반"이라며 개편 철회를 촉구했다.

남윤제 회장은 "교육정책은 정치적 상황이나 단기적인 사회적 이슈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추진돼야 한다"며 "교육재정의 안정성은 교육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교육재정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삼영 도교육감은 이날 협의회를 찾아 교부금 개편안 철회와 교육현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당부했다.

앞서 강 교육감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재정의 컨트롤타워를 재정당국이 가져가게 되면, 예산 편성때마다 교육감들이 재정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교육자치의 훼손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내년 교육재정을 올해보다는 줄이기 않겠다고 했는데 재정 총액은 늘지 몰라도 교육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가 될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는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호텔공지천에서 '2026년도 제4차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를 열었다. 강원교총 제공
전교조 강원지부와 전공노 교육청본부 강원교육청지부, 학비노조 강원지부 등으로 구성된 강원교육노조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교부금 연동제 폐지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교육재정을 덜 주겠다고 한다"며 "지역소멸을 걱정한다면서 지역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공공기반인 학교의 재정을 줄이겠다는 모순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개편안대로라면 내년도 교육교부금 추산 액은 78조9000억 원 규모로 기존 제도 유지 시 대비 20조 원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 나오면서 강원교육 재정도 악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이유는 높은 교부금 의존도 때문이다. 도교육청 지방재정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배정된 교육교부금은 약 3조415억 원으로 한 해 세입 예산(약 4조1888억 원)의 72.6%에 달한다.

2023년의 경우 전체 세입 대비 교부금 비율은 무려 85.3%나 차지했다. 한 해 세입의 약 8~10%에 해당하는 지방자치단체 이전 수입을 제외하면 교부금이 교육 예산에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인 셈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강원지역의 경우 학생 수와 관계 없이 학교 운영에 필요한 경직석 예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교부금 감소가 곧바로 교육사업과 학교 운영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를 포함한 도교육청 관련 예산은 약 2조5797억 원으로 2024년(2조3547억 원) 대비 9.6%(2250억 원) 가까이 급증했다. 전년(2조4296억 원)과 비교해도 6.2% 가량 늘어난 수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강원지역과 같이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은 학생이 줄어도 학교와 학급을 단순히 줄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교육감이 속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이날 인천에서 열리는 협의회 회의를 거쳐 대국민 공식 입장문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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