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의회' 전락한 대전 대덕구의회, 세비 반납은 의지의 문제

대덕구의회 본회의장. 대덕구의회 제공

50일 가까이 원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대전 대덕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파행의 책임을 지겠다며 세비 반납을 공언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반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이 변수로 꼽히지만, 자선단체 기부라는 방식이 있는 만큼 결국 의지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대덕구의회에 따르면 앞서 민주당 소속 대덕구의원들은 구의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의원에게 지급되는 의정 활동비와 월정수당 등 보수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직선거법 등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적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구성도 못 하고,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의정 활동비와 월정수당은 받느냐"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제는 '허용하는 방식'이 무엇이냐는 데 있다.

대전시선관위에 따르면 특정 선거구민이나 개인에게 직접 세비를 전달하면 위반 소지가 있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처럼 자선사업을 주관하는 단체에 기부하면 상황이 다르다. 공직선거법 제112조는 사회·종교단체나 언론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 의연금품·구호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구호적·자선적 행위'로 규정해 기부행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다만 지역 기반 단체에 지원금을 전달할 경우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그 단체가 사용 목적으로 돈을 쓰게 되면 그것도 기부행위가 될 수 있다"며 "자선 목적의 사회·종교단체가 아니라면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단체가 자선사업을 실제로 주관하는지가 핵심 기준이라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덕구의원들이 원구성 파행에 대해 구민들에게 사과하며 세비 반납을 약속했다. 정세영 기자

대덕구의회는 원 구성 파행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세비를 정상적으로 받아 갔다.

대덕구의원 8명에게 지난달 지급된 의정 활동비와 월정수당은 1인당 456만 9360원, 합계 3655만여 원에 달한다. 의회가 사실상 멈춘 상태에서도 세비만 꼬박꼬박 나가면서 "일은 하지 않으면서 돈만 받아간다"는 지역사회의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달 첫 원 구성을 시도한 대덕구의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두 차례 본회의가 무산됐고, 이후 여야 의원 전원이 참석한 표결에서도 4대 4 동수를 넘지 못해 의장 선출에 거듭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의회 파행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당 대덕구위원회는 최근 성명에서 "사과도 명분도 필요 없다"며 지방의회가 최초 집회 이후 일정 기간 안에 원 구성을 마치도록 법정 시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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