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으로 청와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사법제도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대한변호사협회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원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해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책무가 있다"며 "사법부는 본연의 임무인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는 최근 사법제도의 변화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변호사 단체를 비롯한 법조계와 긴밀히 소통해 사법제도가 오직 국민을 위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조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을 두고 최근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 등 여권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각각 임명 제청했다.
대법관 최종 후보 선정은 청와대와 대법원이 사전 협의 후 대통령에 대면 형식으로 제청하는 게 관례다. 청와대와 여당은 조 대법원장이 이를 무시했다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