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올 하반기로 예정된 5급 이상 간부급 정기인사를 내년 1월로 전면 보류하면서 공직사회가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경기도는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조직혁신'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공무원 노동조합은 '사상 초유의 무책임한 인사 파행'이라며 즉각적인 재고를 촉구했다.
경기도 "비효율 조직 개편 및 인사원칙 수립이 우선"
경기도 대변인실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민선 9기 이후 분석 결과 부서별 칸막이 행정과 유사·중복 업무, 관례적 외부 위탁 등 비효율성이 다수 확인됐다"며 "조직의 뼈대와 체질을 바꾸는 조직개편안 마련과 인사원칙 수립이 우선"이라고 밝혔다.도는 "도민의 삶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공조직으로서 조직의 뼈대와 체질을 바꾸는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다"며 "조직혁신과 책임 의식이 빠진 인사는 재정위기 반복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효율적 조직을 개편하고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안 마련이 우선"이라며 "개편안 마련 이후 민선 9기 인사원칙을 수립할 예정이며, 노조 등과의 소통 강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부 인사 '스톱'…7개 시 부시장 인선도 차질
앞서 도는 지난 21일 인사일정 변경 공지를 통해 올 하반기 사무관 이상 인사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민선 9기 도 출범에 따른 조직 진단 및 개편과 더불어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취지다.이에 따라 부단체장·실·국장부터 팀장급까지 2~5급 간부공무원 인사는 내년 1월 실시할 예정이다. 6급 이하 직원의 경우 결원 보충 외에는 승진이나 인사이동을 최소화하기로 했으며, 6급에서 5급 승진은 보류된다.
도의 공지가 나온 이후 도청 내부뿐만 아니라 시·군 현장까지 연쇄적인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부시장 요원을 비롯해 도와 시·군 간 교류 인사가 멈춰 서면서 고양, 성남 등 주요 시·군의 부시장 인선이 줄줄이 막혔기 때문이다.
노조 "정기인사 중단은 행정 신뢰 훼손"…즉각 재개 요구
파장이 확산하자 노동조합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도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는 도정 신뢰의 기본"이라며 "당초 예정된 정기인사를 기습적으로 미루는 것은 공직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1천420만 도민을 향한 행정 서비스 질을 저하시키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성토했다.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조직개편이 정기인사 전체를 미룰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점 △승진 지연이 아닌 인력 공백으로 인한 현장 실무자의 업무 과중 문제 △정기인사의 예측 가능성 훼손 △행정적 부담의 현장 전가 등을 지적했다.
노조는 "공로연수, 퇴직, 휴직 등으로 발생한 결원을 남아있는 직원들이 배로 부담하며 버티고 있다"며 "허반기 정기인사 보류 결정을 즉각 재고하고, 대규모 전보를 최소화하더라도 필수 승진과 전보를 포함한 정기인사를 조속히 시행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조직개편 명분 vs 현장 공백…진통 장기화 전망
경기도는 조직의 체질 개선을 명분으로 인사 보류를 결정했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공백과 행정 신뢰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조직혁신을 내세운 도와 즉각 인사 재개를 요구하는 노조 간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이번 인사 파행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