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간의 수사를 마친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과 일부 사건에서 엇갈린 판단을 내놓으면서 두 특검 간 이견이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종합특검은 앞선 3대 특검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사건들을 규명하겠다며 출범했지만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주요 사건을 다시 경찰에 넘기면서 수사 한계를 노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성현 기소 놓고 이견…양 특검, 설명·반박 자료 주고받아
종합특검은 24일 경기 과천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은 권창영 특별검사가 직접 180일간의 수사 성과와 향후 과제 등을 총괄적으로 설명한 뒤 각 특별검사보가 담당 사건별 처리 결과를 발표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특검은 내란특검이 입건하지 않았던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한 것을 두고 내란특검과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정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조 전 단장 기소가 기존 특검과 다른 결정을 내릴 경우 협의하도록 한 특검법 개정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에 "조성현 대령 사건에 대해선 특검법 개정 취지와는 무관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정된 종합특검법 제21조 3항은 종합특검이 수사·공소제기와 관련해 앞선 3대 특검의 결정과 다른 결정을 하거나 공소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해당 특검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성현 대령에 대해서 기소하면서 여러 차례 그 조항과 무관하게 (내란 특검과) 협의를 했다. 서로 관점이 많이 다른 측면도 확인했다"며 "종합 특검의 출범 취지가 내란 특검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같은 결정을 할 거면 종합 특검의 존재 이유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주요 의혹 다시 경찰로…수사대상 놓고 법원과도 충돌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통일교 해외 원정도박 수사무마 의혹은 종합특검이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국수본으로 넘겼다. 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이뤄진 '안가 회동' 의혹도 수사기간의 한계와 관계자들의 출석 불응 등을 이유로 이첩했다.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이뤄진 이른바 '안가 회동'도 미완으로 남았다. 종합특검은 계엄 실패 이후 2차 계엄이나 후속 대응 방안이 논의됐는지를 규명하려 했지만 참고인 1명을 조사하는 데 그쳤고, 수사기간의 한계와 관계자들의 출석 불응 등을 이유로 사건을 국수본에 넘겼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을 둘러싼 의혹도 국수본으로 넘어갔다. 특검은 수첩 내용을 토대로 폭발물과 독극물을 이용한 살해 계획을 구상한 정황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인적 준비 여부 등을 수사했다. 또 수첩에 기재된 장소를 조사해 감금시설로 활용하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설 3곳을 특정하고 검증영장을 발부받아 현장 검증도 실시했다.
권 특검은 노상원 수첩 사건을 두고 "이건 매우 중요한 사건이고 내란 세력의 계획이나 음모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면서도 "남은 시간으로는 도저히 전모를 확인할 수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이첩했다"고 설명했다.
양평고속도로 의혹에 대해서도 "섣불리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했다가 무죄가 나오면 그건 저희들이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될 것"이라며 "이런 경우는 수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득이하게 이첩했다"고 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앞선 특검에서도 충분히 규명되지 못했던 의혹들을 종합특검마저 다시 경찰에 넘긴 데 대한 지적이 나왔다.
김지미 특검보는 양평고속도로와 통일교 관련 의혹 등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해 특검 출범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결과적으로 저희가 기소를 하지는 못했고 실체를 규명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라고 밝혔다.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논란거리로 남았다.
종합특검은 대통령실이 수원지검의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개입한 정황을 발견했다며 수사에 착수했지만, 법원은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의혹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결국 특검은 공소권 없음 처분하고 관련 사건 기록을 국수본으로 넘겼다.
다만 특검은 수사 착수 자체는 정당했다는 입장이다. 권영빈 특검보는 이를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규정한 것이 성급했다는 지적에 "수사 대상에 대한 판단은 수사기관이 하는 거지 법원이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종합특검은 지난 2월 25일부터 180일간 수사를 진행했다. 종합특검은 총 152건을 접수해 126건을 처리했다. 7명을 구속기소하고 51명을 불구속기소했으며, 국수본에는 46건에 연루된 150명을 이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