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을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당초 '내부고발자'로 평가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을 12·3 내란 가담 혐의로 재판에 넘긴 일이다.
이는 같은 사건을 수사한 내란특검과는 정반대의 결론으로 수사 과정에선 양특검 사이 충돌이 밖으로 고스란히 노출된 초유의 장면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24일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까지 마친 종합특검은 이제 재판에서 두 사람의 혐의를 입증하고 각종 논란을 불식할 부담을 지게 됐다.
내란 재판 '증인'에서 '가담자'로
전날 수사기한이 만료된 종합특검팀은 수사 종료를 나흘 앞둔 지난 19일 홍 전 차장과 조 대령을 내란 가담(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두 사람은 모두 12·3 내란 재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에서 주요 증인 역할을 했다. 홍 전 차장은 '주요 정치인 체포 지시' 등을 폭로했고, 조 대령은 국회 출동 명령 상황을 받은 부대를 서강대교에서 멈춰세웠다는 이른바 '서강대교 회군'의 주인공으로 역시 당시 군 상황을 증언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이들을 '가담자'로 판단했다. 종합특검은 홍 전 차장이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경찰청과의 컨택 포인트를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 파견 등을 지시했다고 결론내렸다.
조 대령의 경우도 내란특검의 여러 수사 과정을 거쳐 최종 불입건됐다. 그는 병력 추가 진입을 저지한 공로로 지난해 9월 국방부로부터 보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조 대령이 최초 대테러 부대 등 병력을 국회로 출동시킬 당시 계엄의 불법성을 인지했다고 봤다. 그가 부하들에게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야 된다'는 임무를 하달했다고도 결론내렸다.
홍장원·조성현 반발…"방향성 갖고 모는 느낌"
법원에선 종합특검 측과 피고인 측이 여러 쟁점으로 부딪칠 전망이다. 당장 홍 전 차장과 조 대령 측은 종합특검의 수사 결과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홍 전 차장은 지난 1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제가 내란의 공범이라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내란특검부터 국가의 4대 사법기관(특검·검찰·경찰·공수처)으로부터의 조사가 끝나서 혐의가 없다고 결론이 났는데, 이번에 그 결론이 완전히 뒤집히지 않았느냐"고 했다.
홍 전 차장 측은 비상계엄 당시 국정원 내 설치된 방첩공유센터에 파견된 방첩사 요원과 경찰에 대해 점검하라고 말했을 뿐 컨택 포인트를 만들거나 새롭게 파견을 지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홍 전 차장은 "(종합특검이) 내가 하지 않은 일, 내가 관계없는 일, 또 내가 지시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 하나가 아니면 두 번째, 두 번째가 아니면 세 번째를 계속 나름대로 들이대면서 뭔가 방향성을 가지고 몰아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대령 측은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종합특검의 시각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조 대령은 지난달 JTBC와 인터뷰를 갖고 '국회 안 인원을 끌어내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상황을 설명했을 뿐이며 국회에 더 가까이 위치한 부대가 있는데 굳이 서강대교에 있는 부대에 그런 지시를 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내란특검, 조성현 기소 직전까지 "과불엄공" 반대 의견
내란특검의 단호한 반대 의견도 종합특검으로선 부담이다. 수사기간 동안 여러 차례 조 대령 등에 대한 수사에 반발해 온 내란특검은 조 대령 기소 직전인 지난 11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종합특검에 의견서를 보내 기소 반대 의견을 냈다. 조 대령의 행적이 기존 수사와 재판에서 이미 밝혀졌고, 판단을 달리할 새로운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과불엄공'을 거론하며 내란의 증인 역할을 한 조 대령의 '공'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재차 강조했다.종합특검은 이날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내란특검과의 충돌된 의견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정민 특검보는 '조 대령 기소가 기존 특검과 다른 결정을 내릴 경우 협의하도록 한 특검법 개정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CBS노컷뉴스 질문에 "조 대령 사건에 대해선 특검법 개정 취지와는 무관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정된 종합특검법 제21조 3항은 종합특검이 수사·공소제기와 관련해 앞선 3대 특검의 결정과 다른 결정을 하거나 공소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해당 특검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 대령의 경우 입건하지 않은 것이지 처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결정'이 아니란 취지다.
김 특검보는 "종합 특검의 출범 취지가 내란 특검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같은 결정을 할 거면 종합 특검의 존재 이유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권창영 특검 "물적 증거 확보로 기소하지 않을 수 없어"
두 사람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종합특검은 재판 결과를 통해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권창영 특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피고인 중 수사와 재판에 협조했고, 탄핵심판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몇몇 관련자들이 기소돼서 언론이 시끄러운 것 같다"며 "물적 증거 확보에 따라 기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직접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특검은 언론을 향해 "항간에 여러 말이 떠도는데 1심 판결 때까진 중립을 지키고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되는 특검은 수십 명의 피고인을 상대로 여러 재판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소유지 인력 확보 등을 과제로 남겨놨다.
앞서 지난달 21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특검법은 일정 경력 이상의 변호사인 특별수사관이 공소유지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특검은 최근 5년 이상 법조 경력을 가진 변호사를 대상으로 공소유지를 담당할 특별수사관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종합특검은 지난 2월 25일부터 180일간 수사를 진행했다. 종합특검은 총 152건을 접수해 126건을 처리했다. 7명을 구속기소하고 51명을 불구속기소했으며, 국수본에는 46건에 연루된 150명을 이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