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신청자에게 10만 달러가 넘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법적으로 추진한다.
기존 2천~5천 달러 수준이었던 수수료를 크게 인상해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이민단속 기조를 완화할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액 수수료 부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령이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부처를 통해 공식 제도를 추진하는 셈인데 이 역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관보를 통해 신규 H-1B 비자 신청에 10만3265달러(한화 약 1억4300만원)의 수수료 부과 규정안을 발표했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비자다.
추첨을 통한 연간 발급 건수는 8만5천건으로 제한돼 있으며 기본 3년 체류 허용에 연장과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로이터는 향후 30일 동안 의견 수렴이 시작되며 연말쯤 최종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책정하는 포고령을 발표한데 이어, 국토안보부에 공식 제도를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대통령 권한으로 일단 정책을 도입하고 정부 부처가 세부 검토를 거쳐 장기적 추진이 가능한 규정을 마련하는 방식인 셈이다.
전문직 비자에 대한 고액 수수료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강력한 이민단속 정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H-1B 비자에 대한 10만 달러 수수료는 미 연방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지난 6월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적 세금에 해당한다며 수수료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국토안보부 안이 확정되면 법정 공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4년 회계연도 기준 H-1B 승인 근로자를 출신국별로 살펴보면 인도가 71%, 중국이 11.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한국은 1%로 5위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숙련 외국인 노동자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어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미국 내에서 고숙련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 확보가 필수인 분야가 있다고 반박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위대하게) 내에서도 찬반이 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편에 선 전통적 마가는 H-1B 고액 수수료에 찬성하는 반면, 빅테크 기업과 가까운 일론 머스크 등은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