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의회 허병관 의장이 지난 24일부터 시작한 읍면동 순회간담회와 관련된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는 모양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강릉시지부는 25일 성명을 통해 "읍면동 순회간담회와 관련해 주민 소통이라는 취지는 존중하지만, 의회 자체 행사에 행정기관 소속 공무원과 행정력을 동원하는 방식은 즉각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강릉시의회는 지난 24일부터 주문진을 시작으로 9월 4일까지 읍면동을 순회하며 지역 주민의 현안과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릉시지부는 "주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는 의회의 역할에는 공감하지만, 주민간담회를 개최하면서 행정기관 공무원을 행사 준비에 동원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의 지휘를 받는 읍면동장에게 별도의 현안까지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는 의회가 강릉시의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양 기관의 역할과 권한이 분명하게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간담회처럼 의회 행사의 준비와 진행을 행정기관에 의존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견제와 균형이라는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번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의회 사무기구가 본청과의 인사교류에 의존해온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의 독립적인 의정활동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의회 사무기 구의 인사권 역시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지만, 시의회는 그간 본청과의 관행적인 인사교류를 이어오면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순회간담회에서 발생한 행정기관의 행정력 동원은 이러한 인사교류의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회의 주민 소통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을 만나려면 의회가 스스로의 힘으로 준비하고, 행정이 필요하면 행정기관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본청과의 인사교류 관행을 즉시 개선하고, 의회 사무기구의 인사권 독립을 위해 전면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강릉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지난 24일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반복되고 있는 의장 중심의 일방적인 의회 운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읍면동 순회 간담회와 관련해 해당 지역구 의원과 아무런 협의도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며 "시의회 차원의 간담회지만, 의장을 비롯한 각 상임위원장 외에 간담회 추진 일정에 대해 정보를 전달받은 의원들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김중남 시장이 취임 후 시작한 '타운홀미팅'이 마무리되고 지난 19일 결과보고회까지 마친 상황에서 같은 성격인 읍면동 순회간담회를 개최하려는 의도와 함께 반복되는 간담회로 인한 현장에서의 피로감 등을 제기하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9월 1일부터 정례회가 시작되는 만큼 정례회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순회간담회 진행을 즉각 중단하고, 주요 의회 현안은 의장단 회의를 통해 사전 협의를 거쳐 모든 의원들에게 공유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허병관 의장은 "시장이 타운홀미팅을 했지만, 혹시 빠뜨린 부분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지역을 위해 예산을 하나라도 더 챙기기 위해 간담회를 하는 것"이라며 "간담회 개최는 의장의 의정 활동 범위 내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으로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읍면동 순회간담회와 관련해 제기된 논란이 시의회 차원을 벗어나 공직사회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허 의장은 당초 예정대로 순회간담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