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 사용자성, 중앙노동위원회서도 인정

재심에서도 "초심 유지"… 철도노조 "이제는 교섭 나서야"

국가철도공단 사옥. 국가철도공단 제공

국가철도공단을 철도 노동자의 사용자로 인정한 노동위원회 판단이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에서도 유지됐다.

25일 전국철도노동조합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국가철도공단이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 신청' 사건에서 '초심 유지' 판정을 내렸다. 앞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7월 2일 내린 판정이 재심에서도 그대로 인정된 것이다.

당시 충남지노위는 철도노조가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받아들이며, 철도노조가 제시한 모든 교섭 의제에서 공단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국가철도공단이 철도시설의 건설·관리, 유지보수 위탁, 시설 개량, 설계·안전기준 및 운영 시설 관리 등에 권한을 행사하며 철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4년 철도 상하 분리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공단의 사용자성이 공식 인정받은 사례였다.

철도노조는 지난 3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국가철도공단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으나, 공단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고 사용자성을 부인해 왔다. 이에 철도노조는 지난 5월 26일 충남지노위에 시정 신청을 냈다.

철도산업은 2004년 상하 분리 이후 시설의 소유·관리는 철도공단이, 운영은 한국철도공사가 맡는 구조로 나뉘어 있지만, 실제 유지보수 업무는 코레일 소속 노동자 9천여 명이 철도공단 소유의 선로와 역사, 차량기지에서 공단이 정한 지침과 예산 범위 안에서 수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노조는 작업 시간과 구간을 정하는 선로 배분권, 휴게시설 기준을 정하는 설계지침 등 핵심 근로조건이 공단의 권한 아래 있는데도 교섭 책임은 철도공사만 부담해 온 구조적 모순을 지적해 왔다.

충남지노위 초심 이후 국가철도공단은 철도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초심 결정 자체에는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정부의 예산·정책 결정권과 철도공사의 유지보수 권한 등을 근거로 공단에는 독자적인 결정권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초심 판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철도노조는 임금·인사 등 철도공사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철도공사와, 시설 개량·작업환경·안전기준 등 공단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범위는 공단과 직접 교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판정에 따라 이동통로와 대피 시설 확충, 차량기지 개량, 설계기준(KR CODE) 개선, 선로 배분권 등을 국가철도공단과 직접 논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철도노조는 부연했다.

다만 국가철도공단이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도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철도노조는 국가철도공단이 노동위원회의 연이은 판단을 존중하고 소모적인 법적 다툼을 중단한 채 책임 있는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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