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오세훈, 오늘 2차 회동…용산공원 활용 분수령

용산공원 본체 개발 두고 국토부-서울시 신경전
산재 부지·탄천물재생센터 등 대체부지 절충 주목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이양도 쟁점으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 류영주 기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안을 놓고 다시 머리를 맞댄다. 용산공원 본체 부지 활용을 놓고 입장 차를 확인한 지난 20일 첫 회동 이후 엿새 만이다.

26일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비공개로 2차 회동을 갖는다. 주요 의제는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활용한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택 공급 방안이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1차 회동에서 양측은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김 장관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훼손된 곳에 대해 정화하고 제한적으로 청년, 신혼부부 등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라며 용산공원 본체 부지를 활용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오 시장은 "해당 부지는 훼손된 곳이 아닌 공원 예정지"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첫 회동 이후에도 여러 차례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반대하며 정부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영배 의원과의 회동에서는 "용산공원은 1㎝도 양보할 수 없다"고 했고, 지난 24일 공개한 '일타시장 용산공원편' 영상에서는 "용산공원의 일부라도 아파트 부지로 바꾸는 데 찬성한다면 두고두고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연합뉴스

전날에는 용산공원 대신 탄천물재생센터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대안도 내놨다. 오 시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40만~50만㎡ 규모의 물재생센터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 부지의 절반에 주거용 주택을 넣자"며 "주거를 절반 정도 집어넣고 나머지 지역에 공원과 첨단 산업단지를 집어넣게 되면 최소 1만호에서 1만3천호까지 확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탄천물재생센터에 대해 "용산공원에 비해 용량도 크고 교통 등 주거환경도 좋다"며 "급조된 대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대에게 물려줄 용산공원의 일부를 손대는 게 아니라 바람직한 주거 단지를 만들 수 있는 대안"이라며 정부에 심도 있는 논의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2차 회동에서는 용산공원 본체를 둘러싼 이견 속에 대체부지를 중심으로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미 개발사업이 추진 중인 캠프킴을 비롯해 이태원 국군재정관리단, 외교부 주차장, 후암동 한국은행 숙소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들 산재 부지를 모두 활용하더라도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는 용산 어린이정원 부지 약 30만㎡와 비교하면 공급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어린이정원 부지를 용적률 500% 수준으로 고밀 개발할 경우 전용면적 59~84㎡ 기준 약 1만 가구, 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하면 최대 2만 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결국 공원 주변 산재 부지를 넘어 오 시장이 제시한 탄천물재생센터 등 서울 내 다른 대체부지로 논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느냐가 양측이 접점을 찾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용산공원 활용을 둘러싼 국민 여론 수렴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김 장관은 앞서 공론화위원회 구성이나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용산공원 활용 방안에 대한 숙의 과정을 거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최근 정부·여당과 서울시가 맞서고 있는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이양'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당정은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정부는 소규모 정비사업의 인허가 권한 이양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정비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인허가 절차의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 시장은 이를 "위험천만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9개 단계로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서울시가 담당하는 것은 구역 지정 심의와 통합심의뿐이고 나머지는 이미 구청장 권한이라는 게 서울시의 주장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 도시계획 권한은 광역적 관점에서 나타날 부작용을 입체적으로 고려해 행사해야 한다"며 자치구별 정비사업 경쟁에 따른 지역 간 편차 등 부작용도 우려했다.

김 장관이 첫 회동 직후 "다음 주에 만나서 최종 정리를 하려고 한다"고 밝힌 만큼 이날 회동은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측이 대체부지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다시 한번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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