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5강 다툼의 분수령을 맞이한 두산 베어스가 마운드 재편을 통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58승 50패 4무(승률 0.537)로 5위에 자리한 두산은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선두 KT 위즈와의 원정 맞대결을 펼친다.
직전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올렸지만 마운드 고민은 여전히 깊다. 당시 선발 곽빈의 7이닝 무실점 역투 후 8회 등판한 김택연이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구원 등판한 타카다 타쿠토의 위기 탈출과 9회 마무리 이영하의 호투로 간신히 승리를 지켰으나, 불펜진의 불안 요소를 확인한 한 판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진의 연쇄 공백이다. 외국인 에이스 웨스 벤자민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여기에 오는 9월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토종 원투펀치 곽빈과 최민석이 동시 차출되는 대형 악재까지 앞두고 있다.
올 시즌 곽빈은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주요 4개 부문(평균자책점·탈삼진·WAR·WHIP)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최민석 역시 11승 3패, 평균자책점 2.72로 활약 중이다. 두 기둥의 동시 이탈은 두산 마운드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경기 전 만난 김원형 두산 감독은 "일정은 다른 팀들과 비슷하지만 선발 투수가 빠지는 게 가장 큰 변수다. 벤자민이 빠지면서 이번 3연전을 포함해 두 경기 정도 결장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전인 9월 13일까지 최대한 승수를 쌓아놓아야 하는데, 부상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와야 온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짚었다.
두산은 벤자민의 빈자리를 메울 대체 선발로 우완 박신지를 낙점했다. 김 감독은 "박신지가 금요일 등판으로 예정돼 있다. 대체 선발에게 5이닝을 바라는 것은 욕심일 수 있지만, 신지는 60구 정도를 소화할 체력이 있고 광주 경기에서도 좋은 구위를 보여줬다"며 신뢰를 보였다. 2군에서 준비 중이던 김동주에 대해서는 "실전 경기력이 조금 올라오지 않아 일단 박신지를 먼저 기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선발 전환이 유력했던 타카다의 보직 이동은 불펜 안정을 위해 보류했다. 김택연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타카다마저 선발로 돌릴 경우 필승조가 헐거워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원래 계획은 타카다를 선발로 넣는 것이었지만, 현재 불펜 필승조에서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어 고민이 깊다. 불펜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지켜보려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 20세이브 고지를 밟은 뒤 선발 복귀 의사를 내비친 마무리 이영하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어떤 투수든 선발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크다. 올해 스스로 던지면서 스트라이크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붙어 그런 욕심이 생긴 것 같다"면서도 "도전 자체는 충분히 해볼 수 있지만 전체 팀 구성을 봐야 한다. 지금 맡은 역할이 팀에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만큼 내년 구상은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은 이날 마운드 뎁스 강화를 위해 투수 김영현과 김한중, 포수 류현준, 내야수 임종성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김 감독은 새로 합류한 불펜진에 대해 "편한 상황에서 먼저 등판시키며 상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두산은 이날 토종 에이스 최민석을 선발로 앞세워 연승 사냥에 나선다. 선발 라인업은 박찬호(유격수)-안재석(3루수)-박준순(2루수)-양의지(포수)-김민석(지명타자)-세베리노(1루수)-김대한(우익수)-류승민(좌익수)-정수빈(중견수)으로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