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개입했는데"…대한주짓수회 간부 '솜방망이' 징계 논란

특정 회장 후보 도우며 선거인 명단까지 제공
규정상 경미한 실수 아니면 파면·해임·정직 대상
지역 협회 임원들은 자격정지 3년 중징계
A씨는 감봉…주짓수계 일각서 적정성 논란
대주회 "A씨의 공과 등을 종합해 결정"

AI 생성 이미지

대한주짓수회(대주회) 회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도우며 선거인 명단까지 유출한 사무처 간부가 선거규정 위반으로 확인되고도 감봉 처분에 그치면서, 징계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선거인 명단 제공하고 투표 요청까지…처분은 '경징계'

2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주짓수회 사무처 간부 A씨는 지난해 11월 '선거규정위반'을 사유로 경징계를 받고, 현재 대주회 사무처에서 근무하고 있다.

A씨의 위반 사항은 지난해 상반기 제5대 대한주짓수회장 선거 기간 특정 후보의 후보자 등록 과정에 관여하고, 일부 지역 협회 관계자에게 선거인 명단을 제공하면서 해당 후보에 대한 투표를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대한주짓수회 인사규정상 선거 관련 규정 위반에 대한 징계 기준과 실제 A씨에게 내려진 처분 사이의 간극이다.

대한주짓수회 징계양정기준표. 규정문 캡처

대주회 인사규정의 징계양정기준은 선거규정을 위반한 경우 경미한 실수가 아니라면 파면·해임·정직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짓수 지도자와 선수, 심판 등에게 적용되는 징계 기준도 선거 개입 행위에 대해 제명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한다.

특히 대주회가 동일한 선거 기간 지역 협회 임원들의 선거규정 위반에 대해 내린 처분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대주회 측은 5대 대주회장 선거기간 일부 지역 협회 임원들의 선거규정 위반이 적발되자,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고 수준의 징계인 파면을 결정했다. 이어 징계 대상자들의 이의 제기 절차를 거쳐 자격정지 3년의 중징계가 확정됐다.

반면 A씨는 회장 선거에 관여한 사실 등이 확인됐지만 감봉 처분에 그쳤다.

윤리센터 "특정 후보 도와"…주짓수계 비판 여론 번져

A씨가 익명의 제보를 받아 본인이 직접 증거를 채증했다며 이사들에게 일부 지역 협회 관계자들의 징계 사유에 대한 증거를 열람하고 설명하는 모습. 독자 제공

애초 대주회는 A씨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즉각적인 자체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과정에서 A씨의 문자 대화와 녹취 등 관련 자료가 확보됐다. 이에 따라 센터가 A씨에 대해 특정 후보를 도우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징계 추진을 통보하고 나서야, 대주회 인사위원회가 열린 것이다.

지역 협회 임원들의 위반에는 A씨 등이 제보 자료를 근거로 대주회 이사들에게 징계 요청 동의서를 요청하는 등 적극 징계 절차를 밟았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사안들을 두고 주짓수계 일각에서는 A씨에 대한 경징계 처분이 규정과 기존 징계 사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주회 사무처 간부 선거규정 위반 논란 관련 인터넷 게시글. 디시인사이드 캡처

주짓수 동호인들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주회 사무국은 무소불위의 권력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글에는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한 행위에 대한 징계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의미의 댓글 등이 이어졌다.

일부 주짓수 동호인들은 A씨의 징계가 부적절하다며 스포츠윤리센터 민원 제기와 재심 청구를 추진하고 있다.

대주회 "A씨의 공과 등을 종합 판단해 감봉으로 결정"

대한주짓수회는 A씨의 규정 위반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징계 수위는 사안의 경위와 A씨의 공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며, 절차상 문제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주회는 서면 답변을 통해 "최초 관련 민원이 아무런 증빙 없이 제기돼 조사나 심의를 하지는 못했으나, 추후 스포츠윤리센터로 신고가 들어가면서 인사위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 인사위가 사안의 경위를 종합하고 A씨의 공과를 고려해 징계양정을 결정했다"며 "지역 협회 관계자들의 사례와 징계의 대소만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주회는 또 "협회 인사위에서 징계 대상자는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는 등 절차적 (공정성) 문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가 지역 협회 측 관계자에게 보낸 일부 선거인 명단 내용. 독자 제공

한편, 지난해 상반기 치러진 5대 대주회장 선거는 두 후보의 득표가 동률로 나오면서 A씨가 선거를 도운 후보가 연장자 기준으로 당선됐으나, 서류 미비 등으로 당선 무효 처리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재선거에서는 강종성 후보가 당선됐지만 아직 회장 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불복해 낙선인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됐고, 강 당선인에 대한 형사 고발도 무혐의로 종결됐다. 대주회는 결격 사유 검증을 이유로 인준 절차를 미루고 있다.

이로써 지난 2024년 12월 회장 선거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 등의 여파로 선거가 무산된 이후 당선 무효와 재선거가 반복되며, 국내 주짓수계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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