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사태 당시 미국 등에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외교 메시지를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정수영·최영각·장성진 부장판사)는 26일 김 전 차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종합특검이 수사를 마치고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한 직후 열린 내란 관련 재판이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김 전 차장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김 전 차장 측은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부인한다"고 밝혔다.
김 전 차장 측 변호인은 김 전 차장이 계엄 선포 당일 기자들과 회식하던 중 대통령실로 복귀해 오후 10시 54분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지만, 계엄 선포의 배경과 의도를 설명 들은 것은 10시간 이상 지난 이튿날 오후 2시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시 당시에는 계엄 선포의 배경과 의도를 알지 못했다"며 "내란 상태를 유지, 강화할 목적으로 지시를 이행했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고 했다.
우방국에 계엄 관련 메시지와 담화문 번역문 등을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국가의 정상적인 외교적 소통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회에 대한 군 병력 동원 등 폭동 행위와 무관한 만큼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외교부 공무원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도 부인했다. 김 전 차장 측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외교부 소속 공무원을 직접 지휘할 권한이 없고, 당시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에게 지시했을 뿐 외교부 공무원에게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검은 계엄 해제 이후 김 전 차장의 행위까지 내란 혐의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 측은 "내란죄는 포괄일죄"라며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의결된 기간 까지 내란 행위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했던 계엄 해제 이후 일부 지시에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장에 대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6일 오후 4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