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북관계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가 통일을 준비하려면 단순히 북한 선교나 통일 이후의 교회 재건을 넘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화해와 평화를 만들어내는 역량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정원희 기자입니다.
[기자]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교회에 공공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기독교통일학회가 '왜 통일목회를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목회자를 위한 통일 학술대회를 열었습니다.
발제에 나선 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 최현범 박사는 한국교회가 개별 교회의 이익과 개인 구원에만 몰두하면서 사회적 공공성을 상실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최 박사는 이같은 공공성의 상실이 교회의 배타성과 정치화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잘못 적용된 '정교분리'의 관습이 역사와 사회에 대한 무관심을 낳았고, 이것이 오히려 극우 정치와의 결탁이나 교회의 정치 과잉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반공이라는 정치적 이념이 신앙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북한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을 전제로 한
일방적인 통일론이 교회 안에서 당연하게 여겨져 왔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이 북한 선교와 통일 이후 교회 재건, 탈북민 사역 등에 편중되면서 남북 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장기적인 통일 과정과 같은 공적 영역의 담론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 박사는 그러나 교회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 정교분리로 돌아가는 것이 해법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정치와 종교, 국가와 교회가 서로 구분되면서도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성경에 근거한 정치적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목회 현장에서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과 정의와 공의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통해 성도들의 공적 신앙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다만 현실 정치의 구체적인 사안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역사와 사회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성경적 관점으로 공적 영역을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최현범 박사 / 총신대 초빙교수, 부산중앙교회 은퇴목사
"그럴 때 우리 한국 교회는 양극화의 위기에서 분열과 증오와 대립으로 가득 찬 우리 사회를 치유하면서 화해를 이루는 평화의 사도가 될 것이고, 아울러 독일 교회와 같이 평화 통일의 결정적인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사회통합 실태와 남북한 주민 마음통합의 과제 등 실질적인 통일목회 과제들도 논의됐습니다.
참석자들은 통일의 여건이 녹록지 않더라도 교회가 준비를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통일의 방법론을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열과 대립을 넘어 화해와 평화를 만들어낼 교회의 역량을 회복하는 일이라는 데 뜻을 함께했습니다.
CBS 뉴스 정원희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김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