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종결' 경찰관, 구속되고도 "실종자와 통화했다" 주장

"연락했다"는 취지 주장…휴대전화·사무실 내선 모두 확인 안돼
30대 여성 종결 사유 '교통사고 사망'…60대 남성은 '소재 발견'
30대 여성 5월 12일 외출 당일 또는 이틑날 새벽 사망 추정

제주경찰청. 고상현 기자

제주에서 실종사건들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은 현재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접수된 30대 여성 A씨의 실종신고를 처리하면서 A씨와 직접 연락해 안전을 확인한 것처럼 기록한 뒤 사건을 종결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달 17일과 19일 A씨에 대한 실종신고가 다시 접수된 뒤 A씨의 소재를 찾기 위해 통화내역 등 생활반응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부 경장과 A씨 사이에 실제 통화 기록이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당시 근무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 내선전화 등 통신수단도 확인했지만 두 사람이 연락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허위종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부 경장은 지난 14일 입건됐다.

부 경장은 상관이 실제 통화 여부 등을 추궁했을 당시부터 A씨와 연락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으며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기존 주장을 유지하고 있고 범행을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 경장은 A씨 사건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종결하면서 종결 사유를 실제 상황과 다른 '교통사고 사망'으로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에서 나오는 부 경장. 이창준 기자

부 경장은 60대 남성 B씨의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도 있다.

그는 지난달 2일 B씨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약 5시간 만에 B씨의 안전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사건을 해제 처리했다.
 
당시 부 경장은 A씨 사건과 동일하게 B씨가 "경찰관 만나기를 거부했고 신고자에게 휴대전화 번호 등을 알려주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을 해제 사유로 기록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부 경장이 B씨와 직접 통화했다고 기록한 전화번호는 실제 B씨가 사용하는 번호가 아니었다. 가족은 지난 21일 다시 실종신고를 했고, B씨는 이튿날인 22일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 경장은 B씨 사건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종결하면서 종결 사유를 '소재 발견'으로 입력했다.

제주경찰청은 현재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실종 업무를 담당하며 종결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해 특별전수점검팀을 꾸려 전수조사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며 20명 규모다.

한편 A씨는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시신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부검의는 목을 맨 것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집을 나간 뒤 휴대전화 통화 등 생활반응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외출 당일 밤이나 이튿날 새벽 숨졌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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