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핵 이중잣대'…이란엔 핵전쟁, 사우디엔 농축 허용?

미·사우디 원자력협정 의회 제출…농축시설 건설 길 열어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 기술 확산 우려
"동맹국이면 괜찮나"…미국 내에서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자력협정(123 협정)안을 의회에 보내면서 협정 발효 여부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능력 확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사우디 원자력협정안을 의회에 송부했다고 보도했다.

미 법률에 따라 의회가 일정 기간 내 공동결의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협정은 발효 절차에 들어간다.

미·사우디 원자력협정은 사우디 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본 틀을 제공하지만, 사우디 영토 내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협정이 발효되면 양국은 2년간 상업적 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우디 내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을 추진할 수 있으며, 미국 기업이 시설 건설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사우디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강화된 핵사찰 체계인 추가의정서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의 비확산 정책을 비판해온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사우디 영토 내 우라늄 농축의 길을 열어주는 협정에 의회가 반대해야 한다. 민감한 핵연료 제조 기술의 확산을 막아온 미국의 수십 년간 비확산 정책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문제 삼아 군사적 대응까지 나선 상황에서 사우디에는 우라늄 농축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만 미 의회가 협정에 반대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저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협정을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양원 합동결의안이 필요하며,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협정의 실질적인 추진 여부를 가를 변수는 사우디의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정부가 지난달 원자력협정에 서명한 뒤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 가입, 즉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를 원자력협정 추진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사우디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해야 원자력협정을 추진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미국과 상호방위조약 및 원자력협정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으나,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를 사실상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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