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막말로 점철된 국군사관학교 공청회…국민 안중 없나

행사 시작 전부터 야유와 고성으로 진행 방해…"XX" 등 욕설로 험악한 분위기
입학성적 '180점대' 공개하자 분위기 폭발…"OO대보다는 낫잖아" 조롱도
장내 사회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이례적 일침
유튜브 등 생중계 와중에 퇴행적 행태 노출…"국민 알권리 방해" 비판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오상봉 예비역 육군대령이 발언권을 요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3군 사관학교 통합 관련 국민여론을 청취하기 위한 공청회가 통합 반대 측의 거친 욕설과 막말 등으로 파행을 빚었다.
 
국방부가 26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개최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통합 반대 측 인사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주최 측에 대한 야유와 고성으로 진행을 방해했다.
 
청중석에 있던 한 예비역 대령은 수시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함을 질렀고, 이를 질타하는 장영달(4선 의원) 전 국회 국방위원장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른 통합 반대 측 청중들도 김홍철(공사 39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의 정책 설명 내내 "야!"라고 하대하며 호칭하거나 "XX" 등의 욕설을 계속해 다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김 실장이 "욕하지 마십시오"라며 반발했지만 청중석에선 "쟤 사관학교 나왔냐"라는 비웃음으로 응대했다. 일부 청중은 아예 단상 난입을 시도했고 물병을 들고 접근하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된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통합 반대 측 토론자의 발표 때는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하다 통합 찬성 측 토론 순서에선 야유와 욕설이 되살아났다.  
 
특히 최영진 중앙대 교수가 사관학교 통합 필요성의 근거로 경쟁력 하락을 거론하며 2010년 240~245점 수준의 입학 성적이 현재 180~190점으로 떨어졌다고 구체적 수치를 언급하자 장내 분위기가 폭발했다.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건물 앞에 통합을 반대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황진환 기자

사관학교 생도 학부모 측 좌석을 중심으로 거센 항의성 야유가 터져 나왔고, 사관학교 출신 예비역으로 추정되는 청중은 "그래도 중앙대보다는 낫잖아"라고 조롱했다.
 
결국 장내 사회를 맡은 KFN(국군방송) 아나운서는 수차례 제지에도 청중들의 방해가 계속되자 "저는 찬성 측 얘기도 궁금했지만 반대하는 분들의 이야기도 이성적으로 듣고 싶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게 너무 궁금한데 지금 진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너무 안타깝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공청회는 KFN은 물론 여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돼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중요 국방현안에 대한 찬반 양측의 입장을 진지하게 듣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정착 토론 자체보다는 야유와 막말 등 저급한 행태가 이어지며 국민 알권리를 방해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런 식의 퇴행적 공청회라면 굳이 다시 열 필요가 없다는 무용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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