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의 6개월 수사가 끝나면서 법원의 '재판의 시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건이 향하는 곳은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합의37부와 38부다. 기존 내란 사건의 심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종합특검이 수사 막바지 기소한 사건까지 추가되면서 전담재판부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끝나자 재판이 밀려온다…윤석열 등 9월 줄줄이 법정행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이 기소한 내란 관련 사건들이 잇따라 재판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전날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김 전 차장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같은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사건도 다음 달 16일 첫 법정 공방에 돌입한다.
군과 국가기관 관계자들의 계엄 가담 여부를 가리는 재판도 다음 달 잇따른다. 계엄 당시 합동참모본부 지휘부의 역할과 관련해 기소된 김명수 전 합참의장 등 사건은 9월 1일, 계엄 선전 혐의를 받는 이은우 전 KTV 원장과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김종욱 전 해양경찰청장 등 사건은 9일 각각 재판이 시작된다.
계엄 당시 수용시설 확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 사건은 17일 첫 공판이다. 같은 날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허석곤 전 소방청장 등 사건의 공판도 예정돼 있다.
다만 종합특검이 기소한 사건이 모두 전담재판부로 간 것은 아니다. △김건희씨 등의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사건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관저 이전 감사 관련 사건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사건 등은 일반 형사합의부가 맡았다.
종합특검 사건 13건 받아든 전담부…담당 재판부는 단 2곳
서울중앙지법에 배당된 종합특검 기소 사건은 모두 28건이다. 이 가운데 내란 관련 사건 13건이 형사37·38부에 배당됐다. 형사37부가 6건, 형사38부가 7건을 각각 담당한다.두 전담재판부가 종합특검 사건만 심리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형사37부와 38부를 내란·외환 사건 전담재판부로 지정했고, 3대 특검이 기소한 사건을 전담해 심리하고 있다. 즉 기존 사건을 심리하는 상황에서 종합특검이 기소한 내란 사건들이 새로 얹힌 셈이다.
종합특검이 기소한 사건들의 쟁점도 제각각이다. △군 병력의 이동과 지휘·보고 체계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 △국정원의 관여 여부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등 계엄 전후 여러 의혹이 각각 별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 역시 군과 국정원, 검찰 등 여러 국가기관의 전·현직 고위 관계자들에 걸쳐 있다.
일부 사건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혐의 성립을 둘러싼 판단이 엇갈리기도 했다. 종합특검은 당초 '내부고발자'로 평가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을 12·3 내란 가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종합특검은 이 과정에서 내란특검과 여러 차례 협의했다면서도 "서로 관점이 많이 다른 측면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사건 부담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이 기소했지만 아직 재판부가 정해지지 않은 사건들이 남아 있어 향후 배당 결과에 따라 전담재판부가 추가 사건을 맡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 사정을 잘 아는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전담재판부 출범 초기에는 맡을 사건이 많지 않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종합특검의 기소가 이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특검법상 1심 재판을 6개월 안에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 사건마다 쟁점도 많아 재판부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종합특검은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를 비롯해 전직 군 장성과 검찰 간부 등 모두 58명을 재판에 넘겼다. 수사 종료와 함께 이들 사건의 무대가 법원으로 옮겨지면서 다음 달부터 전담재판부의 재판 일정도 촘촘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