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운동회가 끝이 아니다…中 기술표준 마련 박차

26일 닷새 일정 로봇운동회 종료
육상 경기서 잇따라 인간기록 갱신
탁구 등에선 손-눈 협응 능력 한계
운동회는 실험…기술표준 제정 병행
2028년까지 6개 분야서 100개 목표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에서 로봇들이 100m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닷새 동안 열린 세계 로봇운동회는 휴머노이드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줬다. 달리고 뛰는 기본 능력은 빠르게 향상됐지만, 손과 눈을 함께 쓰는 복합 동작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표준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번째로 열린 이번 로봇 운동회는 지난 22일 개막식부터 인간의 세계신기록을 뛰어넘는 숫자들이 연이어 전광판을 장식했다.

첫날 100m 경주에서 중국의 '톈궁 울트라'가 9.39초로 우사인 볼트의 세계신기록인 9.58초를 뛰어넘었다. 이후 25일 대형로봇 준결승에서는 기록이 8.86초로 크게 단축됐다. 첫 대회 100m 우승 기록인 21.50초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지난 23일 열린 400m 경주 예선에서는 우승과 2위, 3위까지 모두 인간 세계기록인 43.03초보다 좋은 성적이 무더기로 나왔다. 로봇의 최종 최고기록은 25일 39.45초로 또다시 갱신됐다.

또 23일 1500m에서는 톈궁 울트라가 1년 만에 4분 이상을 단축한 2분 21.64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인간기록인 3분 26.00초와도 1분 가까이 격차가 난다.

제자리 높이뛰기에서는 인간의 도움닫기 높이뛰기 신기록이 깨졌고, 올해 처음 도입된 멀리뛰기에서도 인간을 뛰어넘는 기록이 나왔다.

줄다리기 도중 한꺼번에 모두 넘어지는 로봇들. X 캡처(계정 비공개 처리)

하지만 올해 새로 도입된 종목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여실히 드러냈다. 2명이 한 팀이 되는 줄다리기에서는 두 팀이 모두 쓰러져 엉켜버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줄을 당기며 뒤로 버티던 한 팀이 넘어지자 상대 팀도 중심을 잃고 함께 쓰러졌기 때문이다. 한쪽으로 갑자기 힘이 쏠릴 때 발의 마찰력을 이용해 무게중심을 잡지 못한 것이다.

탁구 역시 올해 처음 도입됐는데, 제대로 된 랠리가 이어지지 못하고 경기가 번번이 싱겁게 끝났다.

공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판단하면서 몸의 위치를 잡고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아직은 인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전자레인지를 돌리거나 바닥 물건을 치우는 등의 생활 종목에서도 로봇들은 아직 인간의 행동을 제대로 따라하지 못했다.

중국은 운동회를 통해 기술을 실험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한편 휴머노이드 산업 표준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표준 체계 구축 지침'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간다고 공지했다. 기간은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약 한 달간이다.

당국은 오는 2028년까지 6개 핵심 분야에서 100개 이상의 표준을 제정하고, 2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6개 분야에는 용어 정의 등 기초 공통, 휴머노이드의 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 관절·손·센서 등 신체 부품, 운영 소프트웨어 등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는 기술 개발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규범도 포함된다.

이는 제품의 규격 등을 통일해 가격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산업 표준과 규범까지 선점해 중국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생태계를 빠르게 재편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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