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수요 폭증에 힘입어 13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AI가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수익을 만들어내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간) 2027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962억 2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21억 7천만달러를 40억달러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13분기 연속 분기 매출 신기록이다.
주당순이익(EPS)도 2.22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10달러를 상회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서버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가파르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황 CEO는 이날 실적 발표 성명에서 "AI는 지금 변곡점에 도달했으며, 이제 유용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토큰은 생산적이고 수익성이 있다. 이제 컴퓨트(연산자원)는 매출"이라며 "수요는 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수 연구소가 AI 인프라 구축을 주도했지만, 현재는 여러 프런티어 연구소와 신생 AI 기업이 동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모델 생태계와 로봇 등 '피지컬 AI'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 인프라 구축은 지금 전속력으로 진행 중"이라며 "현재 본격 양산에 들어간 베라 루빈은 바로 이 순간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엔비디아는 이날 아마존웹서비스(AWS)에 2027~2028년 GPU 200만개를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마존이 AWS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칩 100만개를 설치하기로 한 데 이은 추가 물량이다.
공급 대상에는 블랙웰 울트라와 루빈, 루빈 울트라 등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가 포함됐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개별 GPU 가격을 고려하면 전체 공급 규모가 수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AI 투자 확대가 역설적으로 엔비디아의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를 74% 안팎으로 제시했다. 2분기 매출총이익률 75%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4분기에는 매출총이익률이 71~72%까지 떨어진 뒤 2028회계연도부터 72~73%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주요 공급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AI GPU와 서버 생산 원가가 높아진 영향이다.
엔비디아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은 상당 부분 AI 인프라 구축 자체가 초래한 것"이라며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진 것은 우리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것과 같은 수요 급증의 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원가 개선과 생산주기 단축, 제품 구성 조정 등을 통해 매출총이익률을 최대한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향후 차세대 AI 서버와 GPU 가격을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