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작가·배우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K-콘텐츠의 정당한 보상을 위한 창작자연대(이하 창작자연대)'가 조정식 국회의장을 만나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위한 저작권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창작자연대는 26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조정식 국회의장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재정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 자리에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유통이 확대되면서 K-콘텐츠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작품을 만든 창작자에게 수익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통한 콘텐츠 유통 확대로 관련 시장과 수익은 급증했지만, 계약 단계에서 사실상 모든 권리를 양도하는 이른바 '매절 계약'의 실정을 짚으며 작품이 흥행하더라도 최초 계약 이후 발생하는 성과에서 창작자가 배제된다고 밝혔다.
창작자연대 대표인 한국방송작가협회 정재홍 이사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K-콘텐츠 생태계가 붕괴된다"며 "창작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K-콘텐츠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문현성 이사는 창작자가 저작권법상 저작자로 명시되어 있음에도 계약 단계에서 권리를 제작자에게 넘기는 구조가 고착됐다고 짚었다.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송영웅 이사장은 실연자의 경우 권리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실제 보상은 개별 특약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이용자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취약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백재호 이사장도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특약이 없으면 권리가 넘어가기 때문에 내가 만든 영화를 내 뜻대로 상영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 등을 집필한 박해영 작가는 창작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만큼 이를 지탱해 온 것은 저작권료였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긴 시간 공을 들일 수 있었던 것은 작품이 잘되면 저작권료가 들어와 다음 작품을 쓰는 동안의 생활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규 투자가 위축되면서 제작 현장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독립PD협회 강호준 이사장은 "기존 방송분을 라이선스로 구매하는 단가가 작품당 천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김병인 이사장은 현재 작가와 감독의 주력이 50대 중반이며 30~40대 창작자 유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5년이 더 지났을 때도 K-콘텐츠가 세계를 감동시키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성과와 무관하게 일정 금액만 받고 끝나는 매절 계약이 이어지는 한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이사는 "유능한 인재들이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웹툰·웹소설·K팝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짚으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자연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작자와 실연자가 영상저작물의 이용으로 발생한 수익에 대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정당보상청구권'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K-콘텐츠의 성과는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는데 안타깝게도 그 성과가 창작자 여러분에게 충분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K-콘텐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갈 기회는 열려 있지만, 창작자의 저작권과 정당한 몫은 여전히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가 자부심을 갖고 창작에 전념할 수 있어야 콘텐츠 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만큼 국회에서도 창작자의 헌신과 노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문화체육관광위원장도 "플랫폼과 기술 환경이 변해도 본질은 창작이고, 창작의 주체는 창작자"라고 공감했다.
창작자연대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국회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창작자연대에는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대표 민규동), 한국독립PD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