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이 끌어올린 평균…300인 미만은 물가도 못 따라가

6월 명목임금 300인 이상 4.4% vs 300인 미만 2.3% 상승
특별급여 17.2% 급증이 평균 밀어올려… 전체 실질임금은 석 달 연속 감소
건설업 2개월 연속 증가에 입·이직자 5~6년 만에 최대… "회복으로 보긴 일러"

연합뉴스

지난 6월 임금 상승률이 사업체 규모에 따라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300인 미만 사업체는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6년 7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기준 상용 300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은 593만 3천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25만 3천 원) 올랐다. 반면 300인 미만은 369만 8천 원으로 2.3%(8만 3천 원)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2%)을 밑도는 수치다.

전체 평균만 보면 임금 사정은 나쁘지 않다. 6월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은 409만 4천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12만 3천 원) 늘어 상승 폭이 오히려 커졌다.

평균을 밀어올린 것은 특별급여다. 상용근로자의 특별급여는 37만 9천 원으로 17.2%(5만 6천 원) 급증했다. 노동부는 반도체 관련 산업 등에서 임금 인상 소급분이 지급되고 성과급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정액급여 상승률이 2.2%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특별급여가 몰린 대기업과 그렇지 않은 중소 사업체의 격차가 이번 달 임금 통계에 그대로 찍힌 셈이다.

그 결과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341만 2천 원으로 전년 동월(341만 4천 원)보다 2천 원(0.1%) 줄었다. 지난 4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로, 3개월 이상 감소는 코로나19 사태가 막바지였던 2023년 4월 5개월 연속 감소 이후 약 3년 만이다.

노동부 정향숙 노동시장조사과장은 브리핑에서 유가·물가·환율이 모두 높은 '3고' 상황을 지목하며 "평이한 임금상승률에 비해서 물가상승률이 높은 영향으로 실질임금이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2%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분기·반기로 넓혀 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2분기 월평균 실질임금은 337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2만 8천 원) 감소했고, 상반기 월평균 실질임금은 360만 6천 원으로 0.3%(9천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자리가 줄어서 생긴 일은 아니다. 7월 말 기준 종사자 수는 2071만 8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만 6천 명(1.1%) 늘었다. 다만 상용근로자가 7만 8천 명(0.5%) 느는 데 그친 반면 임시·일용근로자는 14만 7천 명(7.6%) 증가해,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수가 임시·일용직이었다.

그 증가분이 어디서 나왔는지 보면 건설업이 걸린다. 23개월 연속 감소하다 6월 증가로 돌아선 건설업 종사자는 7월에도 3천 명(0.2%) 늘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노동부는 회복 신호로 읽는 데 선을 그었다. 정 과장은 "증가가 꼭 곧 회복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7월 건설업 종사자가 7만 2천 명 급감한 기저 위에서 3천~7천 명 수준의 증가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한시적인 측면이 크다"는 얘기다.

건설업 고용이 반짝하면서 노동시장 회전율은 크게 뛰었다. 7월 중 입직자는 114만 3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만 7천 명(18.3%), 이직자는 112만 7천 명으로 17만 8천 명(18.8%) 증가했다. 입직률은 5.9%, 이직률은 5.8%로 각각 0.9%p 상승했다. 정 과장은 "입·이직자 수가 최근 5~6년 내 최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채용(102만 9천 명·19.6% 증가)과 비자발적 이직(66만 9천 명·24.3% 증가) 모두 건설업이 6만 1천 명씩 늘며 증가를 이끌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이 뒤를 이었다. 채용 인원 가운데 임시·일용직이 67만 2천 명으로 24.5% 늘어난 반면 상용직은 35만 7천 명으로 11.3% 증가에 그쳤다. 정 과장은 비자발적 이직의 90%가량이 임시·일용직이어서 "계약기간 종료 등의 영향이 강하고 구조조정의 영향은 약하다"고 부연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11만 9천 명(4.6%) 늘어 증가를 주도했고 금융 및 보험업(2만 7천 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2만 5천 명)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은 1만 4천 명 늘어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과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이 각각 5천 명 늘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은 2만 8천 명(1.2%) 줄어 28개월 연속 감소했다. 정 과장은 최근 대형마트 폐점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9천 명), 정보통신업(-2천 명)도 감소했다.

6월 기준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57.6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4시간(7.1%) 늘었다. 월력상 근로일수가 19일에서 21일로 이틀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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