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야간당직 때 허위종결…지휘부 다음날 보고받아

형사과 일일보고 통해 지휘부에 보고…'정상 종결' 취지
"정상처리 보고까지 검토? 현실적으로 어려워" 반박도
본청 5명 내외 제주 내려와 감찰…27일 형사과장 등 조사
부 경장 넘어 당시 지휘부 관리감독 적절성 규명 본격화

제주경찰청. 고상현 기자

제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실종사건 허위종결 사태와 관련해 담당 경찰관이 야간 당직근무 중 사건을 종결하고, 그 처리 결과가 다음 날 지휘부에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실종수사팀 소속 부 모 경장은 30대 여성과 60대 남성 실종사건을 모두 야간 당직근무 중 처리했다.

30대 여성 실종사건은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0분쯤 접수됐다. 당시 당직근무 중이던 부 경장은 실종자의 소재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실종자와 연락한 것처럼 기록하고, 2시간여 뒤인 오후 9시 16분쯤 사건을 종결했다.

60대 남성 실종사건은 지난 7월 2일 오후 6시쯤 접수됐다. 부 경장은 역시 실종자의 소재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5시간여 뒤인 같은 날 오후 11시 38분쯤 사건을 종결했다.

부 경장이 야간에 처리한 이들 사건의 처리 결과는 다음 날 아침 형사과 일일보고를 통해 지휘부에 보고됐다. 당시 보고에는 정상적으로 사건을 종결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청 감찰은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부 경장을 넘어 당시 지휘부의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를 규명하는 데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현재 5명 안팎의 감찰 인력을 제주에 내려보내 당시 보고 과정과 지휘·감독이 적절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형사과장도 이날 이와 관련한 감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실종사건 허위종결 사태와 관련해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27일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이창준 기자

다만 현재와 같은 보고 체계에서 담당자가 정상적으로 사건을 처리했다고 허위로 보고할 경우 이를 지휘부가 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정상적으로 종결됐다고 보고가 올라오는데 그 내용을 어떻게 하나하나 다시 확인할 수 있겠느냐"며 "하루에 실종신고만 10건 이상 접수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실종수사팀 운영 구조 자체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종수사팀은 팀장을 포함한 구성원 4~5명이 주·야간 당직을 순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야간 근무자가 사건을 종결할 경우 상급자가 사전에 결재하거나 처리 내용을 확인하는 구조가 아니다"고 했다.

야간 당직자가 사건을 종결한 뒤 다음 날 처리 결과를 보고하는 '선 종결·후 보고' 방식이어서, 담당자가 허위로 종결한 사건을 사전에 걸러낼 별도의 장치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이날 지휘부 회의·첫 공식 사과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다음 날 보고는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 감찰이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청은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 형사과장, 실종수사팀장 등 당시 지휘라인 4명을 대기발령하고 지휘·감독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이 제주서부경찰서에서 실종업무를 담당하며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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