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예체능 고등학교의 불법찬조금 사태로 중징계를 요구받았던 교감이 재단으로부터 '정직 1개월'이라는 경징계만 받은 데 이어 연임까지 확정되면서, 교육청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2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에 따르면 해당 학교법인은 지난 6월 29일 이사회에서 불법찬조금 등으로 중징계 대상에 오른 고교 교감의 연임을 의결했다. 교감의 현 임기는 오는 31일 만료 예정이었으나, 이번 연임 의결로 다음 달 1일부터 새 임기가 시작된다.
앞서 학교법인은 지난 6월 23일 교감에 대한 정직 1개월 징계 의결 내용을 대전시교육청에 통보했는데, 이는 애초 교육청이 요구한 중징계 취지에서 현저히 미달하는 수위였다. '사립학교법' 제66조의2에 따르면 관할청은 통보받은 징계 내용이 가볍다고 판단될 경우 처분 전에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지만, 교육청은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교조는 "통보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부여받은 관리·감독 권한을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교육청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 총 25일간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교감은 학교 예술제 관련 불법찬조금 조성 및 사용, 수행평가 성적 처리 부적정, 봉사활동 등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부적정 등의 비위가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학교법인에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지만, 학교법인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정직 1개월'을 결정했다.
교감은 지난 7월 2일 법원으로부터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인용 받아 현재 정직 1개월 처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징계처분의 효력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이상 교육청은 지금이라도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학교법인의 연임 의결에 대해서도 "중징계 대상자 연임 결정은 재단이 교육청의 감사 결과와 권위를 정면으로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안은 지난해 대전CBS 취재로 처음 불거졌다. 2024년 해당 학교 예술제에서 학부모회 9명 가운데 7명이 30만 원씩 모아 인당 3만~3만 5천 원 상당의 출장뷔페를 마련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이는 학교 회계와 무관하게 이뤄져 초중등교육법이 금지하는 불법찬조금 논란으로 이어졌다.
대전교육청은 애초 감사과가 아닌 재정과 조사를 거쳐 "학교 측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처분에 그쳤으나, 서울·경기·광주 등 다른 시도교육청이 유사 사례에 경고 처분을 내린 것과 비교돼 처분 수위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전교육청은 특별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전교조는 "오석진 교육감이 중징계 대상 교감의 연임을 승인한다면 스스로 내건 '청렴도 1등급, 부패 제로' 슬로건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라며 학교법인에 연임 취소를 위한 재의결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