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떠난 정성호…역점사업 '교정 혁신'은 어디까지 왔나

교정시설 확충·마약 재활조직 확대 등 성과
교도관 300명 증원·직급 상향도 최종 검토
정성호 "마약 전담조직 확대 구체적 성과" 자평
교정청·과밀수용은 숙제…"대통령 결단 필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6일 정부과천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고 다시 청사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성호 전 장관이 약 1년 1개월간의 임기를 마치고 법무부를 떠나면서 재임 기간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교정 혁신'의 성과와 남은 과제에 관심이 쏠린다.

교정시설 확충과 교정공무원 인력·처우 개선 등 일부 정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숙원인 '교정청' 신설과 과밀수용 해소 등 핵심 과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6일 이임하는 순간까지 교정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이임사에서 "거듭 강조했듯 교정시설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수형자 교화와 재범 방지라는 교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며 "과밀화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으로 성과를 내어 달라"고 당부했다.

직접 교도소 찾아간 장관…시설·인력 확충도 '시동'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정 전 장관 재임 기간 교정시설 확충과 교정공무원 인력·처우 개선을 추진하고, 교정행정 혁신을 위한 전담조직을 잇달아 신설했다.

법무부는 지난 6월 과밀수용 등 교정 현안과 조직 혁신을 전담하는 '교정미래혁신단'을 출범시키는 한편 교정시설 확충에도 나섰다. 지난해 수용동 증축 공사 5곳을 완료해 수용정원을 기존보다 총 357명 늘렸다. 신축·이전하는 원주교도소도 준공을 마쳐 오는 11월 개청을 앞두고 있다. 법무부는 2030년까지 재정방식으로 교정시설 신축 3곳과 이전 3곳, 수용동 증축 9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마약류 사범의 재범 방지를 위한 전담조직도 확대했다. 법무부는 올해 1월 광주교도소와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부산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등 4곳에 심리학 박사와 임상심리사, 중독심리사 등으로 구성된 '마약사범재활과'를 신설했다.

정 전 장관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도 "교정 내 마약사범 재활이 굉장히 부족했기 때문에 전담 조직을 늘렸다"며 "조직 측면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시설 확충 방식도 다양화했다. 기존 재정사업에 더해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을 새롭게 도입해 지난 4월 대전구치소 신축 사업을 발주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의견을 사전에 수렴해 후보지를 제시하는 '교정시설 조성사업 공모제'를 시행해 연말까지 신축 부지 4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정 전 장관은 이 같은 시설 확충에 나선 배경으로 교정 과밀수용 문제를 꼽았다. 그는 과밀수용을 "만악의 근원"이라고 표현하면서 "교정시설을 바로 짓는 게 한 번에 될 수 있는 게 아니고 보통 5년, 10년씩 걸리는 문제"라고 말했다.

교정공무원 인력과 처우 개선도 추진했다. 현재 약 300명 규모의 교정공무원 증원과 6·7급 비중을 높이는 직급 상향이 관계부처의 최종 검토 단계에 있다. 법무부는 이번 인력 확충에 대해 "단순히 인력 확충을 넘어 현장의 수용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교정공무원의 하부집중형 직급구조를 균형 있게 개선하려는 정책 방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성과만으로는 그동안 누적된 교정공무원 처우개선 문제를 일시에 해소할 수는 없다"며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를 실질적인 인력 확충과 직급구조 개선으로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숙원 '교정청 설립'의 키는 국회에…정성호 "대통령 결단 필요"

연합뉴스

다만 정 전 장관이 추진한 교정 혁신의 핵심 과제 상당수는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법무부 교정본부를 외청인 '교정청'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이다. 교정 업무를 독립된 외청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지난 3월 18일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돼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예산정책처 비용추계서와 행안위 검토보고서까지 국회에 보고됐지만 법안 처리에는 이르지 못했다. 법무부는 "현재 국회 및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법안의 신속한 논의 및 통과를 위해 향후 입법 진행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교정청 신설이 실제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 전 장관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로 돌아가 우선 추진할 과제로는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을 꼽았다. 특히 장기 재직 교정공무원을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 포함하는 국립묘지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교정공무원으로 장기 복무하다 순직한 직원들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않는다. 최소한의 것(예우)이 안 된다는 게 대한민국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교정공무원의 복지 향상을 위한 입법도 강조했다. 의료·직원숙소 제공과 수련원 등 복지시설 설치·운영 등의 근거를 담은 '교정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제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정 전 장관 역시 20·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정 전 장관은 "교정 직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여러 가지 제도적·예산적 뒷받침을 할 수 있는 법"이라며 "교정복지법이 통과돼야 교정 수련원을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의 이임 이후에도 남은 교정 혁신 과제는 계속 추진된다. 법무부는 교정청 신설을 위한 국회·관계부처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교정공무원 증원 및 직급구조 개선, 위험근무수당 신설 등 현재 관계부처에서 검토 중인 사안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단 방침이다.

지난해 7월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정 전 장관은 지난 1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건강 문제와 함께 검찰개혁 관련 주요 입법이 마무리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후 후속 인사 때까지 역할을 해달라는 청와대 요청에 따라 업무를 이어가다 지난 26일 이임식을 끝으로 법무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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