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연체채권 최대 5.6조 정리…성실상환자 금리·한도 우대

연합뉴스

정부가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대 5조 6천억 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조정한다. 코로나19 이후 빚 부담이 누적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채무조정도 강화한다.

반면 빚을 성실하게 갚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는 금리·한도·보증료 우대 등 금융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저금리 대환대출과 서민금융 공급도 늘려 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 확산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8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당시 금융지원 등으로 가계와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상황에서 경기 회복 지연과 금리 상승이 맞물릴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대 5.6조 장기연체채권 매입…20년 넘은 빚도 소각

정부는 우선 장기간 연체된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한다. 지난 6월 유동화회사와 대부업권의 장기연체채권을 전수조사한 결과, 5천만 원 이하이면서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은 유동화회사 1조 1천억 원, 대부업체 최대 4조 5천억 원 등 최대 5조 6천억 원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들 채권을 새도약기금을 통해 최대한 매입한 뒤 채무자의 상환능력 등에 따라 소각하거나 채무조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시기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채무조정도 강화한다. 단순히 빚을 줄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신용회복과 재기, 사업능력 회복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관리도 강화한다. 20년 이상 장기연체채권을 일괄 소각하고, 수출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의 장기 미상환 특수채권 162억 원을 처음으로 일괄 소각한다.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 등 연대보증인의 채무도 함께 소멸시킨다.

잘 갚으면 금리·한도 우대…성실상환 인센티브 확대

정상적으로 빚을 갚고 있는 차주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성실상환 소상공인에 대한 우대금리와 대출한도 혜택을 이어가고, IBK기업은행은 '희망 Dream 대출' 공급 규모를 올해 1조 5천억 원에서 3조 원으로 두 배 확대한다.

신용보증기금은 다음 달부터 소상공인 스텝업 특례보증의 보증료율 우대 폭을 0.3%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확대한다.

한국은행도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개편해 지방 중소기업 등에 대한 저리자금 지원을 늘린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온렌딩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7% 이상 대출 4.5%로 갈아탄다…햇살론도 6.2조로

고금리 대출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환 지원도 확대한다. 소진공은 금리 7% 이상 금융권 대출을 연 4.5% 대출로 전환해주는 대환대출의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이차보전 사업도 신설한다. 산업은행은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는 안심금리전환 지원자금 한도를 내년 1조 5천억 원으로 확대한다.

서민금융 공급도 늘린다. 햇살론 연간 공급액을 올해 5조 9천억 원에서 내년 6조 2천억 원으로 3천억 원 확대한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4.5% 금리에 최장 10년간 이용할 수 있는 소액·저리·장기대출 상품도 새로 출시한다. 청년 대상 미소금융 대출한도는 기존 500만 원에서 1천만 원 이내로 두 배 늘린다.

정부는 장기간 연체돼 사실상 상환이 어려운 채무는 적극적으로 정리하는 한편, 정상적으로 빚을 갚는 차주에는 저리자금과 금융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투트랙' 지원을 통해 금리 상승이 취약차주의 연쇄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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